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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묵은 약속을 지켜낸 한 신혼부부의 이야기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축의금의 일부를 그린피스에 전해주신 한 신혼부부를 만났습니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받은 마음을 지구를 위해 나눈 사연 뒤에는 난로처럼 따뜻한 이야기가 숨어있었습니다. 깊은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는 기부 비하인드 스토리를 확인해 보세요!

[향희] 20대 초반, 우리가 결혼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시절 있잖아요. 놀이터에서 같이 석양을 한참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남편이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나중에 우리가 혹시라도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난 꼭 기부를 하고 싶다고.

연애를 오래 했다 보니, 벌써 15년이 된 이야기인데 저는 그 말 한마디가 잊히지 않아요. 마음 깊숙한 곳에 간직했어요. 그러다 결혼을 정말 하게 되었는데, 제가 말했어요. 드레스 비싸고 예쁜 거 안 입어도 되는데, 그때 그 말은 꼭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함께 기부하자고, 15년이 지난 이제는 제가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꺼냈어요. 그렇게 그린피스에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축의금 일부를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왜 환경단체, 그린피스였나요?

[향희] 저는 시골에서 자라서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빙하가 녹는다는 등의 기후위기 뉴스가 계속 들리더라고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샴푸를 비누로 바꾸는 작은 행동을 3년째 실천하고 있었어요.

옆에서 저를 쭉 지켜본 남편이 환경단체로 기부를 하는 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해줬어요. 원래는 기부처를 아동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은연중에 나타나는 제 행동과 마음을 잘 알아준 덕이죠. 그렇게 저희가 데이트를 할 때 길거리에서 가장 자주 본 그린피스에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학준] 기부처에 대한 고민이 사실 정말 많았어요. 아동, 장애인 분야가 아닌 환경단체를 선택한 건 일종의 반성인 것 같습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우리의 2세, 3세 아이들에게 책임을 통감하는 의미죠. 일회용품을 덜 쓰는 실천 외에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어렵기도 하니까요. 무엇보다도, 우리 부부가 이제 가정을 이루고 나아가는 데 의미있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축의금 기부는 어떤 의미였나요?

[향희] 저라는 사람 한 명이 만들어지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자연을 사랑하다 보니, 자연의 생태계처럼 사람 간의 관계도 결국 돌고 돈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어요. 내가 베푼 사소한 친절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이런 관계가 모여 한 세계가 이루어진다는 생각이요.

그래서 고마운 분들께 어떻게 이 마음을 돌려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분들께서 저희에게 베풀어주신, 마음이 담긴 축의금의 일부를 의미 있게 사용하는 것이 마음을 돌려드리는 한 방법이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부부가 축의금 일부를 기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신 분 중에는, 이 사실에 어떤 영감을 받아 좋은 일을 하게 되실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렇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Gianna Kim

[향희] 저희의 기부금은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잘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프랑스의 남부 지역으로 신혼여행을 갔는데, 얘기를 들었던 것보다 더 추운 날씨였습니다. 현지 가이드분께서 말하시길, 원래 이런 날씨가 아니었다고 하더라고요. 열세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곳의 사람들도 걱정하고 있는 문제라고 하니 뉴스로 보던 것과는 또 다르게, 충격적으로 기후위기 문제가 다가왔습니다.

[학준] 사실 기부를 하면 제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내가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특별하고 엄청난 동기가 있는 건 아니에요.

[향희]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병원에서 일을 하다 보니 느꼈어요. 함께 지내는 환자, 일하는 동료가 행복하지 않으면 저도 행복할 수 없더라고요. 결국 이 지구에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결국 저도 행복해질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누군가를 돕고, 살리는 일에 우리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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