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소식

Greenpeace Korea | 그린피스

참여하기

최신소식 기후
5분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기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구요?

그린피스가 교통비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

글: 홍혜란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올해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 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의 공공성과 탄소중립을 위해 대중교통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봅니다.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 추진과 환경단체의 반대 목소리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일,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됐고, ‘시민의 발’인 지하철과 버스요금도 300에서 400원까지 오를 예정입니다. 또 서울시는 공공 자전거 서비스인 따릉이의 기본요금도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2021년 서울시 대중교통 이용자 수는 약 34억 명이며, 하루 평균 이용건수는 약 930만 건입니다.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지하철, 버스, 택시, 따릉이 순이었습니다. 이 중 약 91.5%를 차지한 지하철과 버스는 우리나라의 주요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올해 서울시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300에서 400원(20~30%)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올해 서울시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300에서 400원(20~30%)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시민단체는 요금 인상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환경연합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대중교통이 이동권을 보장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투자이자 복지임을 강조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서울시의 노동조합이 함께 결성한 1만원교통패스연대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시민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1만원 교통패스’를 도입하여 대중교통을 활성화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적인 메시지는 사회적 기본권인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을 확대하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9유로 티켓이 가져온 대중교통 활성화와 탄소배출 감소 효과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물가가 폭등하자 시민의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9유로 티켓’을 판매했습니다. 9유로 티켓은 9유로(약 1만2000원)만 내면 한 달 동안 고속열차를 제외한 버스, 열차 등 전국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입니다. 독일교통기업연합(VDV)에 따르면 티켓은 약 5,200만 장이 팔렸습니다. 독일 인구의 2/3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 기간 동안 대중교통 이용률이 25% 증가했고, 이산화탄소는 180만 톤, 대기오염은 6% 감소했으며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회ˑ경제적 효과로 인해 독일은 월 49유로(약 6만6000원) 수준의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 도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를 포함한 시민단체는 독일 시민들과 함께 9유로 티켓의 지속적인 도입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린피스를 포함한 시민단체는 독일 시민들과 함께 9유로 티켓의 지속적인 도입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수송부문 탄소배출 감축 노력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세우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도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해 대중교통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자동차 등록대수는 2550만 대를 넘어섰고,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10년 째 제자리 걸음입니다. 2021년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7.8% 감축하겠다는 NDC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내놓은 ‘제4차대중교통기본계획(2022~2026)’에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목표치는 이전 계획의 35.2%보다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빈약한 교통 관련 공략으로 지적 받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심화되어 가는 기후위기 상황을 타개할 명확한 대중교통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육상에서 다니는 모든 교통수단의 전체 수송량 중에서 버스, 지하철의 수송량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함. 우리나라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0~2019년까지 40% 초반에 머물러 있음.

대중교통 활성화로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가 필요한 서울시

대중교통 정책은 시민 이동의 자유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복지정책이기도 하며, 수송부문의 탄소배출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1km 이동을 기준으로 할 때 교통수단별 탄소배출량은 승용차 210g, 버스 27.7g, 지하철 1.53g으로 대중교통이 승용차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서울시는 교통비 인상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관점에서도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독일이 9유로 티켓을 판매하는 동안 한국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했고, 그 규모는 9조원에 달합니다. 서민을 위한다는 이 정책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휘발유·경유를 많이 소비하는 고소득층과 정유회사에 이득이 됐습니다. 서울시는 운영 적자의 책임을 시민에게 전가할 게 아니라 기존 교통세제를 재점검하고 대중교통 확대를 위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을 활성화 시키고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을 활성화 시키고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서울시는 올해 4월로 예정했던 교통비 인상을 정부의 공공요금 상반기 동결 기조에 따라 하반기로 조정했습니다.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합니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계 온실가스 80% 이상을 배출하고 있는 대도시들이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결성한 협의체인 ‘C40도시기후리더십그룹’ 동아시아·동남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운영위원(부의장)으로 선출됐습니다. 협의체의 대표로 선임된 만큼 오세훈 시장은 우선 서울시에서 책임있는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을 보여야 합니다. 독일, 스페인, 프랑스,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선진 도시는 무상교통 실험을 통해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또한 기후위기 대응에 책임을 가진 주체로서 대중교통을 확대하여 시민의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그린피스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통, 탈탄소 교통 확대를 위해 ‘친환경 자동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시민이 사회ˑ경제적 배경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지속가능한 이동수단의 혜택을 받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연대합니다. 정부와 기업이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내연기관차와 작별하고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캠페인 함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