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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채굴이 없어도 아마존 원주민들은 굶어죽지 않습니다

글: 그린피스
원주민 보호구역의 지도자들은 불법 채굴에 맞서 부족간의 역사적인 연대 협약을 지지했습니다. 원주민 지도자가 뉴욕 UN 본부에서 원주민의 위기를 호소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원주민 지도자들, 불법 채굴에 맞서 부족 간 역사적인 연대 지지 밝혀

회의장의 분위기는 엄숙했습니다. 2022년 12월 브라질리아에 위치한 작은 회의실, 브라질 원주민 지도자 서른 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브라질 원주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불법 채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죠. 야노마미(Yanomami), 문두루쿠(Munduruku), 카야포(Kayapó) 부족 지도자들도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이들의 삶의 터전인 보호구역은 호라이마(Roraima), 아마조나스(Amazonas), 파라(Pará) 주(州)에 걸쳐 있습니다. 브라질 사회환경연구소(ISA)에 따르면, 불법 채굴로 파괴된 원주민 보호구역 면적의 90%가 이 세 부족의 영역에 속합니다.

회의에 참석한 다비 코페나와 씨는 야노마미의 지도자로 브라질 원주민들 사이에서 지식이나 영적인 측면으로 가장 저명한 인물입니다. 전 세계가 그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초 다비 코페나와는 뉴욕의 UN 본부를 찾아 브라질 원주민들이 겪는 위기 상황을 고발했습니다.

지난 수년간 불법 채굴의 폐해를 고발해온 원주민 지도자 다비 코페나와. "불법 채굴로 우리 집, 우리 고장은 지금도 상처를 받고 있다." / © Christian Braga / ISA
지난 수년간 불법 채굴의 폐해를 고발해온 원주민 지도자 다비 코페나와. "불법 채굴로 우리 집, 우리 고장은 지금도 상처를 받고 있다." / © Christian Braga / ISA

전례가 없었던 역사적인 부족들의 연대 협약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지도자 회의에서, 다비 코페나와 씨는 원주민 보호구역을 지키기 위한 연대 협약을 지지했습니다. 최근에 체결된 이 협약에는 불법 채굴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세 원주민 부족도 참여하였습니다. 그들은 불법 채굴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한 셈입니다. 세 원주민 부족의 지도자 외에도 자신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책임을 물려받은 청년 세대도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브라질의 숲과 강을 파헤치는 자들에 맞서 부족들이 힘을 합쳐 싸울 것입니다.

앞으로 몇 달 내, 지도자들은 아마존 원주민들이 무엇을 절실히 바라는지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국내외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또, 국립원주민재단, 브라질 연방환경청(IBAMA)의 토대 강화, 불법 채굴업자들의 자금 출처 조사 등 다른 방법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역시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불법 채굴업자들을 내쫓는 것입니다. 그것이 불법 채굴을 근절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린피스는 브라질리아에서 다비 코페나와 씨를 만났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야노마미, 문두루쿠, 카야포 사람들이 처한 현실과, 세 부족이 공동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불법 채굴업자들을 우리 고장에서 내쫓아야 합니다. 채굴을 안 하면 원주민들이 다 굶어 죽을 거라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이런 헛소리는 이제 그만 좀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보호구역에서 이 업자들을 몰아내야 합니다. 정부, 브라질 검찰, IBAMA가 나서야 합니다. 원주민들은 먹을 것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슬프다거나 제가 낙담하고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저는 그저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불법 채굴업자들을 원하지 않는 원주민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보트에 쓸 모터도 주고, 휘발유도 주고 시계도 줍니다... 우리더러 마시라고 술도 주지만, 정작 학교를 짓거나 그런 일은 하지 않습니다.

불법 채굴업자들은 야노마미 토착지와 같은 산간 지역에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같이 다른 데서 살다가 온 사람들이죠. 우리처럼 산속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아니란 말입니다. 팔리미우 강은 이제 오염되어 더러워졌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총, 비행기, 헬리콥터가 참 많이도 들어왔습니다.

약물도 들어와 우리 야노마미 청년들을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불법 채굴업자들은 결혼한 사람이라도 자기 부인은 고향에 두고 홀몸으로 옵니다. 그들은 우리 원주민 여성이나 가족들을 걱정하지 않아요.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원주민 여성들과 연애를 하고, 우리 마을에 아이들을 낳습니다. 아이들은 태어나고 자라지요. 그래서 불법 채굴업자들은 '이 땅은 우리 땅이고, 내 영토'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더 많은 불법 채굴업자들, 온갖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나는 내 집을 망가뜨려 달라고 불법 채굴업자들을 불러들인 적이 없습니다. 기계도 너무 많습니다. 독일산, 중국산, 캐나다산, 미국산 할 것 없이 저희 집만 해도 기계가 정말 많습니다.

룰라 대통령과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에게 안타까운 마음은 들지 않습니다. 예전에 직접 말씀드린 적도 있지만, 룰라야말로 국립원주민재단을 무력화시킨 장본인이죠. 룰라 다음으로 재단을 망가뜨린 사람은 바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입니다. 야노마미 원주민 보호구역 내에도 재단의 초소와 기지가 필요합니다.

원주민 보호구역 내의 말라리아, 레슈마니아증 등 질병도 퇴치해야 합니다. 이런 질병이 우리 집, 우리 고장에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는 불법 채굴업자들을 우리 땅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전 정부는 돈밖에 관심이 없었어요. 돈이 우리의 목숨과 지구를 구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보우소나루는 우리가 산이나 물과 함께 숨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우리는 모두 함께 숨쉬며 살아갑니다. 하나의 심장과 같은 존재입니다. 대자연이라는 어머니가 낳은 한 형제와 같은 사이인 것입니다.

저는 계속 현실을 고발하고, 책임을 물을 겁니다. 원주민들의 건강을 회복해야 합니다. 불법 채굴업자들을 추방하지 않고서는 각종 질병을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퇴치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불법 채굴업자들은 우리의 약도 훔쳐가고, 치료제도 가져가고 백신도 빼돌렸습니다. 저들의 힘이 더 커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불법 채굴업자들이 우리 땅에 처음으로 침입했던 1991년, 1992년 당시로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앞을 바라보고, 굳게 뭉쳐야 합니다. 야노마미, 문두루쿠, 카야포 주민은 힘을 모아야 합니다.

불법 채굴로 고통받는 우리 원주민들은 모두 형제나 다름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느 한 부족만 고통받는 게 아닙니다. 크고 작은 부족 할 것 없이 우리 모두 함께 고통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불법 채굴 업체 우두머리들이 우리를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과라니(Guarari) 사람들은 땅이 좁은데, 너무 많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불법 채굴업자들의 추방을 원합니다. 불법 채굴업자들을 야노마미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몰아내는 것, 이것이 맨 먼저 이루어져야 할 일입니다.

올해 국립원주민재단, IBAMA, 경찰청이 잘 준비해서 우리 땅에서 불법 채굴업자들을 추방해 주기 바랍니다. 룰라도 약속했고, 외지인들도 다 보았습니다. 제가 룰라를 만나게 되면 책임을 묻겠습니다. 룰라 대통령이 약속을 했습니다. 외지인들끼리는 서로 통합니다. 제가 불법 채굴업자들을 추방하려고 한다면, 목숨을 잃을 겁니다. 우리에게 있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을 망가뜨리고 더럽히고 무질서하게 만들어 놓은 사람에 지나지 않습니다. 야노마미 아이들은 도시로 나가야 합니다. 원주민 보호구역에는 약도, 의사도, 간호사도 없습니다."

점점 더 심해지는 아마존 원주민 보호구역의 위기

야노마미 원주민 보호구역은 호라이마 주와 아마조나스 주에 걸쳐 총 96,000km2의 면적을 자랑하는 브라질 최대 규모의 원주민 보호구역입니다. 1992년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곳에는 야노마미, 예콰나(Ye'kwana) 족 외에도, 2만 6,000명의 사람이 자발적으로 고립되어 살아갑니다. 야노마미 원주민 보호구역은 불법 채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원주민 보호구역 중 하나입니다. 2018년 10월에서 2022년 12월 사이, 불법 채굴로 인한 산림 벌채가 309% 증가했습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원주민 보호구역 내 불법 채굴이 54% 증가해 1,782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을 황폐화시켰습니다.

2023년 초, 브라질 정부는 야노마미 사람들이 겪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긴급사태로 선포했습니다. 야노마미 사람들은 왜곡된 경제 논리의 희생양입니다. 그들이 겪는 고통은 기아와 질병이 다가 아닙니다. 그들은 원주민의 삶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20,000여 명의 불법 채굴업자들과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려 있습니다.


2023년 초, 브라질 정부는 야노마미 사람들이 겪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긴급사태로 선포했습니다. 야노마미 사람들은 왜곡된 경제 논리의 희생양입니다. 그들이 겪는 고통은 기아와 질병이 다가 아닙니다. 그들은 원주민의 삶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20,000여 명의 불법 채굴업자들과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려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불법 채굴로 아마존 초토화, “HYUNDAI 굴착기”가 핵심 역할'을 확인해 보세요.)

또한, 같은 날 그린피스의 보고서 아마존 파괴의 조력자: HYUNDAI 중장비가 동원된 금 채굴로 인한 아마존 우림과 원주민 공동체 파괴>를 한국어·영어·포르투갈어로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했습니다. 그린피스는 이 보고서를 브라질 연방 검찰에도 제출했습니다. 브라질 검찰이 이를 기반으로 중장비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법원에 공익 민사소송을 제소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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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마존 일지 ① - 그린피스 한국 캠페이너는 왜 아마존에 갔을까요

나의 아마존 일지 ② - 아마존 파괴의 조력자 HYUND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