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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통신원ㅣ“눈 앞에서 히말라야 빙하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았어요…”

글: 자히드 후세인
그린피스는 기후위기와 기후정의에 대해 수 년간 목소리를 내며 국내외에서 환경 운동을 해온 자히드 후세인을 만났습니다. JTBC 방송, <비정상회담> 파키스탄 대표로 활약했던 자히드는 파키스탄과 이슬람 국가를 한국에 소개해오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인권, 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내며 활동해왔습니다.

“파키스탄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에서 1%도 안되는 비중을 차지하는데, 기후위기로 가장 큰 피해 받고 있는 국가 중 하나.” 기후위기는 모두를 위협하지만, 그 정도는 국가와 사회 계층에 따라 다릅니다. 즉, 기후 불평등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린피스는 파키스탄에서 온 자히드의 시선으로 바라본 기후 불평등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린피스: 북극, 남극 다음으로 빙하가 가장 많은 나라가 파키스탄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을 때 놀라웠다.

자히드: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키스탄을 떠올릴 때 사막이나 더운 기후를 상상한다. 파키스탄의 국토 면적은 매우 커서, 남쪽과 북쪽 기후는 다른 나라인 것처럼 매우 다르다. 남쪽은 덥고, 북쪽은 선선하다. 나는 히말라야산맥과 빙하가 있는 북쪽 지역, 스카르두(Skardu) 마을에서 왔다.

사진 출처: 자히드 후세인

그린피스: 자연 경관이 너무 아름답다.

자히드: 우리 스카르두 마을 사람들은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이를 보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해가 지날수록 아름답던 자연의 모습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아름다운 빙하들이 점차 녹으면서 사라지고, 그 속도는 갈수록 빨라진다. 지난 몇 년 동안 호수가 3천 개 이상 생겨버렸다. 그중 33개의 호수에서 물이 넘쳐흘렀고, 홍수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22년 파키스탄의 ⅓ 면적을 삼켜버린 대홍수 사건이다. 북쪽 지역에서는 빙하가 녹았고, 남쪽에서는 비가 많이 내리면서 나라가 물에 잠겨버린 것이다.

그린피스: 히말라야산맥의 기후도 달라졌을 것 같다.

자히드: 그렇다. 내가 어렸을 때는 겨울이 되면 히말라야산맥에 눈이 많이 내렸다. 이 시기만 되면, 마을 이웃들과 함께 눈을 피해 내려온 다양한 야생동물과 새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기후가 변하면서 겨울에는 예전만큼 눈이 많이 내리지 않게 되었고, 더 이상 동물들을 보기 힘들어졌다.

그린피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도 함께 변했을 것 같은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자히드: 원래 우린 집집마다 냉장고를 둘 필요가 없었다. 연간 기후가 선선하니까, 동굴에 음식을 보관하면 됐다. 천연 냉장고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동굴이 예전만큼 시원하지 않아졌고, 더이상 음식을 보관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젠 사람들이 ‘진짜 냉장고’를 들이게 되면서 가정에서 에너지도 더 많이 쓰고 있다.

사진 출처: 자히드 후세인

그린피스: 파키스탄과 이슬람 문화를 한국 사람들에게 더 친숙하게 알리는 역할도 해오고 있다. 기후변화가 이슬람 국가가 무슬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자히드: 모든 무슬림은 살면서 꼭 한번 사우디 메카씨의 카바 사원에서 예배를 하는 순례에 참석한다. 이것을 '핫즈(혹은 하즈, Hajj)'라고 부르는데, 약 260만 명이 참석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다. 사우디는 원래도 엄청 더운 나라지만, 현재 기후변화로 가장 빨리 더워지고 있는 나라 중에 하나이다. 핫즈는 야외 행사들이 많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행사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위에 취약한 고령층이다. 매년 행사에서 1,000명 중 1명이 사망한다고 한다. 참석자의 나이 제한을 둬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 때문에 무슬림에게 가장 중요한 종교적 의례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핫즈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사우디에서는 폭염을 대비하여 다양한 인프라를 준비하고 있다. 터널을 만들어 에어컨과 송풍기를 설치하는 등, 결국 더 많은 에너지에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기후변화의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이것보다 더 본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 같다.

사진 출처: 자히드 후세인

그린피스: 자히드 님은 기후정의, 기후 불평등에 대해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나갈 건지?
자히드: ‘환경과 다양성 존중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문화, 종교, 사회 및 환경 문제는 모두 연결 되어있다. 서로가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고, 다양성을 존중하는게 변화의 첫 걸음이다. 기후위기 문제는 결코 한 단체, 한 개인이 해결할 수 없다. 모두가 한 팀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자히드의 시선에서 바라본 기후 불평등 문제. 다시 한번 기후문제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국제 환경 단체 그린피스는 세계 곳곳,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멈출 수 있는 힘. 여러분이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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