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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7월, 우리의 선택은?

에너지의 날 청년, 아동과 함께 신촌 광장에 나선 이유

글: 정상훈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기후위기는 청년과 아동들의 삶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국가 정책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존재하는 정부 정책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 책임은 기성세대보다 청년과 아동에게 훨씬 불공평하게 부과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올 여름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 여름 극심한 폭우와 뜨거운 폭염 그리고 역대급 태풍까지 경험하면서 매일 매일 가족들과 주변 친구들의 안전을 걱정해야만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현상은 뜨거워지는 지구가 몸살 증상을 보인 한 단면일 것 입니다. 유럽연합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7월 지구 평균기온이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달로 공식 기록되었습니다. 이는 1991년부터 2020년 사이 7월의 평균 기온보다도 섭씨 0.72도 높은 수준이며 지난 2019년 7월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입니다.

이에 유엔 안토니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글로벌 워밍, 즉 지구온난화가 아닌 글로벌 보일링, 즉 지구가 끓어오르는 시간이 왔다며 각국 정부의 즉각적인 기후행동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두려운 사실 하나가 더 있습니다. 어쩌면 이번 여름이 우리가 앞으로 겪게 될 여름 가운데 가장 시원했던 여름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후위기가 점점 더 심각해지면서 유례 없는 폭염과 폭우, 태풍과 같은 이상기후현상들이 지금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앞으로 더욱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9년 오스트리아에서 전세계 각국 정부의 부족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비판하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2019년은 올해 기록 이전 가장 무더운 달을 기록한 해이다.
지난 2019년 오스트리아에서 전세계 각국 정부의 부족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비판하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2019년은 올해 기록 이전 가장 무더운 달을 기록한 해이다.

고갈되는 탄소예산(탄소배출한도)

무한성장과 물질 만능주의만을 쫓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자연을 훼손하고 석탄과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이로 인해 대기 중에 심각한 양의 온실가스 배출이 이뤄지면서 지구는 점점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2020년을 기준으로 4천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후 1.5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고 극단의 기후재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을 4천억 톤이라는 기준치 안에서 제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앞으로 영원히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한도치는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45억톤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90% 가량인 41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계획입니다. 결국 2030년 이후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살아가야 할 지금 청년과 청소년, 아동들에게는 과도한 탄소감축의 짐을 부여하고 있는 셈입니다.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 배출을 하게 되면 향후 5년 11개월 만에 1.5도 목표를 위한 탄소예산을 모두 소진하게 된다. 출처 독일 메르카토르 글로벌커먼스 기후변화 연구소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 배출을 하게 되면 향후 5년 11개월 만에 1.5도 목표를 위한 탄소예산을 모두 소진하게 된다. 출처 독일 메르카토르 글로벌커먼스 기후변화 연구소

탄소예산만큼 불공평한 미래 피해

탄소예산만 불공평하게 배분된 것이 아닙니다. 청년과 청소년 등 미래세대는 기후위기로 인해 입는 피해 역시 현 세대보다 더 크게 받게 됩니다.

가령 한국에서 태어난 2020년생 아이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해서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날 경우 폭염의 빈도는 60년대 이전에 태어난 어른들이 겪는 변화보다 6배 이상 늘어나게 됩니다.

또 지금 추세대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늘어나게 된다면 한국에서 태어난 2020년 생의 경우 현재보다 약 4도 이상 기온이 상승하는 세상에서 살 수 있습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평생동안 겪게 되는 온난화수준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온도 상승폭은 광주가 4.3도로 가장 높았고 제주가 3.7도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그린피스 청년 액티비스트가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그린피스 청년 액티비스트가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탄소중독사회, 이렇게 가면 청년과 아동에게 미래는 없다

8월 22일 에너지의 날을 맞아 그린피스는 청년 청소년들과 함께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 광장에서 보다 미래세대를 위한 보다 빠른 에너지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신속하게 석탄과 석유, 가스 같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하지만 한국의 기후행동은 더디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참석자들은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3세와 5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혜윤 씨는 “한여름 놀이터 미끄럼틀은 손만 닿아도 너무 뜨거워 화상 위험이 있을 정도”라면서 “이미 우리는 자녀 세대에 아름다운 자연이 아닌 ‘재난’을 유산으로 남겨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기후 재난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정책을 통해 변화를 추진하고 탄소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나가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2022년을 기준을 봐도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9.21%로 OECD 회원국 가운데에서는 꼴찌이며 아시아지역 평균 24.78%에도 크게 못미쳤습니다. (출처 아워월드인데이터)

에너지 소비도 꾸준히 늘면서 지난 2022년의 에너지 소비량은 지난 1990년 1066TWh보다 세배 이상 늘어난 3530TWh를 기록했습니다. 참고로 같은 기간 유럽은 35,144TWh에서 28,544TWh로 20% 가량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90년 이후 한국의 에너지 소비가 크게 늘어난 반면 유럽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출처 : 아워월드인데이터
지난 90년 이후 한국의 에너지 소비가 크게 늘어난 반면 유럽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출처 : 아워월드인데이터

에너지 연구소가 올해 6월 발간한 세계에너지 연례통계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10년간 석탄 소비는 매년 1.6% 감소했지만 가스 소비가 1.2%씩 증가했습니다. 즉 석탄의 빈 자리를 가스라는 또다른 화석연료가 대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기간 동안 전력 생산도 해마다 1.6% 씩 늘어왔고 지난 2022년의 경우는 전년보다 3% 가량 늘었습니다.

그린피스 청년 액티비스트들이 여전히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열화상 카메라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그린피스 청년 액티비스트들이 여전히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열화상 카메라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위기 속의 희망을 찾아서

위기 속에 항상 희망은 존재해 왔습니다. 지금 전세계에서 재생에너지 기술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유럽은 1990년대부터 온실가스 배출을 계속해서 줄여오고 있습니다. 독일과 같은 나라는 2035년까지 전력 수요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미 지붕형 태양광은 비용 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빠른 재생에너지의 확대와 함께 석탄이나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 사용을 신속히 줄이고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우리 삶의 방식을 개선한다면 우리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있습니다.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정부와 국회가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의무를 다하고 이를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해 실행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지금보다도 훨씬 더 빨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우리 미래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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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액션은 참가자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오후 폭염 시간대를 피해 안전하게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