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지구와 우리,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기후변화 연구자들이 모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최근 2천 페이지가 넘는 보고서에서 커피 원두, 여행부터 내전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을 다양하고 상세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2013년 말, 태풍 하이옌의 타격을 받은 필리핀의 한 도시

1. 기후변화는 지금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 수십년 간 일어난 기후변화는 모든 대륙과 해양에 걸쳐 자연 및 인간의 시스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후변화로 관측된 영향들은 광범위하며 심각하다.”
“계속되는 기후변화는 육지, 담수, 해양에 사는 많은 생물종들의 서식지, 계절 활동, 이동 패턴, 번식, 종 상호작용을 변화시켰다 (신뢰성 높음).”
“광범위한 지역과 농작물을 다룬 많은 연구자료에서 기후변화가 일반적으로 곡물 수확에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성 높음).”

2. 그리고 빠르게 악화되어 가고 있다.
“나무의 고사와 숲의 잎마름병 증가 추세로, 21세기 기온 상승과 가뭄으로 인해 더욱 많은 지역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신뢰성 중간). 삼림의 잎마름병은 탄소저장, 생물다양성, 목재생산, 수질, 쾌적성, 경제활동에 잠재적 리스크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담수에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은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인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강력한 증거, 동의성 높음).”
“21세기 중반 이후의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해양생물종의 분포 이동과 민감 지역 내 해양생물 다양성 감소는 어업생산성과 다른 생태계 서비스의 지속가능한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다 (신뢰성 높음).”
“온난화의 정도가 심해지면서 그 영향력 또한 심각해지고, 만연하며, 복구가 힘들어지고 있다.”

3. 위험에 처한 건 단지 북극곰, 산호초, 열대우림만은 아니다. 우리 자신이다.
“부유하건 가난하건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사람들, 지역, 생태계는 이미 각기 다른 식으로 기후변화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 변화에 취약하다.”
“일부 생태계 및 인류 시스템이 기후변화에 취약함은 최근의 혹서, 가뭄, 홍수, 태풍, 산불과 같은 단적인 기후 현상들을 통해 극명히 드러났다(신뢰성 매우 높음).”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점점 더 연간 곡물 수확량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영향은 곡물 수요량의 급격한 상승과 맞물려 일어날 것이다.”

IPCC는 기후변화가 인류에 가져올 주요 리스크를 8가지로 분류했는데, 이는 해수면 상승, 해안가 홍수 및 폭풍해일, 가뭄 및 강수 가변성, 내륙 홍수 및 물부족, 해양 및 육지 생태계 손실, 생태계 서비스 및 다양한 상호적 위험성들을 포함합니다. 이들은 차례로 식량과 물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며 집, 터전, 문화의 손실 및 부상과 사망을 가져올 것입니다.

4. 기후변화는 우리가 이미 유발하고 이겨내려 애쓰는 다른 문제들과 얽혀 있다.
“ 육상 및 민물에 서식하는 많은 생물종들은 21세기 동안과 그 이후에 예상되는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할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특히 기후변화가 서식지 변경, 남획, 오염 및 침해종 등과 같은 다른 요인들과 상호작용할 경우 그러하다 (신뢰성 높음).”
“산소극소구역(Oxygen Minimum Zones)과 무산소 “데드 존”의 점진적인 확대로 물고기의 서식지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기후변화는 남획의 위협과 기타 비(非) 기후적 요소들, 기존의 복잡한 해양관리 체제에 복합적인 영향을 가중시킨다 (신뢰성 높음).”
“기후와 관련된 위헙요소들은 다른 요소들을 악화시키는데 특히 빈곤지역 사람들의 생계에 종종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신뢰성 높음).”

5. 얼마나 더 악화될 것인가는 우리가 얼마나 더 오염시키느냐에 달려있다.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RCP) 4.5, 6.0, 8.5는 우리가 너무 조금, 너무 늦게 대응하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는 다음의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중위에서 상위 배출량 시나리오(RCP4.5, 6.0, 8.5) 규모와 수준의 기후변화는 금세기 안에 일부 지역의 육상 및 담수 생태계(습지 포함)의 소비, 체제, 기능에 갑작스럽고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가져올 위험이 크다 (신뢰성 중간). 기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예시로는 아한대 툰드라 북극 시스템(신뢰성 중간), 아마존 삼림(신뢰성 낮음)이 있다. 이런 지역적 규모의 변화는 상당한 규모의 추가적 기후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중위에서 상위 배출량 시나리오(RCP4.5, 6.0, 8.5)에서 해양 산성화는 해양 생태계, 특히 극지 해양의 생태계 및 산호초에 지대한 위협을 내재하고 있다. 이는 식물성플랑크톤에서 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개별 생물종들의 생리, 행동, 개체군 역학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뢰성 중상).”
“21세기에 걸친 기후변화는 가장 건조한 아열대 지역의 재생가능한 지표수와 지하수 자원을 상당히 감소시키며 (강력한 증거, 동의성 높음), 부문 간 물에 대한 경쟁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제한된 증거, 동의성 중간).”
“티핑 포인트 (갑작스럽고 돌이킬 수 없는 변화에 대한 임계치) 를 촉발하기에 충분한 기후변화의 정확한 정도는 명확하지 않으나 지구 시스템 내 교차하는 티핑 포인트나 인류 및 자연 시스템간 연결성과 관련된 위협의 정도는 상승하는 기온으로 인해 증가한다 (신뢰도 중간).”

6. 우리 사회의 안보를 위협하고 분쟁을 조장할 정도로 충분히 악화될 수 있다.
“21세기에 걸친 기후변화는 인구 이동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신뢰도 중간, 동의성 높음).”
“기후변화는 간접적으로 내전과 집단간 폭력이라는 형태의 무력 분쟁 가능성을 높이는데, 이는 빈곤과 경제적 쇼크에 대해 잘 만들어진 자료들로 증폭될 것이다 (신뢰도 중간). 여러 증거들이 기후 가변성과 이러한 형태의 분쟁을 연관짓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필수 사회기반시설 및 영토 보전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국가 안보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거 중간, 동의성 중간). 예를 들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토지의 침수는 작은 도서국가나 해안 위주 국가의 영토 보전에 위협이 된다. 해빙의 변화, 공공 수자원, 원양 어자원과 같은 부문에의 초국경적인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가간 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강력한 국가 및 정부간 제도들이 이러한 경쟁에 협력과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

7. 기후 오염을 보다 신속히 줄일 수 있다면 위험은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RCP 2.6 시나리오는 우리가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내로 제한할 수 있을 정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것이라 가정합니다. 이는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도 각국의 정부가 동의한 목표이기도 합니다.

“기후변화 영향의 전반적인 위험성은 기후변화의 속도와 규모를 제한함으로써 줄일 수 있다. 평가된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러한 위협들은 가장 낮은 기온 예측 (RCP2.6)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경우 가장 높은 기온 예측 (RCP8.5) 대비 상당히 낮아질 수 있다. 특히 21세기 하반기에 그러하다 (신뢰도 매우 높음).”
“온실가스가 지속적으로 대량 배출될 경우, 기후 관련 위협들은 야심찬 완화정책(Mitigation)을 추진할 때보다 더 커질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배출량은 되돌리기 힘들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심각하고 만연한 기후변화 영향 빈도를 높일 것이다.”
“기후 완화와 적응책(Adaptation)들은 조만간 21세기 전반의 기후변화 위협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뢰도 높음).”

8. 우리 역시 적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열대 및 온대지역의 주요 작물들(밀, 쌀, 옥수수)은 완화방안이 없을 경우, 20세기 말 수준의 2도 이상 기온 상승으로 인해 생산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일부 개별 지역은 혜택을 입을지라도 말이다 (신뢰도 중간).”
“효과적이고 포괄적인 기후변화 적응은 빠른 시일 내에 더 풍성하고, 회복이 쉬운 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미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첫걸음은 현재의 기후 가변성에 대한 노출과 취약성을 줄이는 데에서 시작할 것이다 (신뢰도 높음).”

9. 그러나 적응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세계가 무엇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기후에 탄력적인 우리의 경로가 달라질 것이다. (신뢰도 높음)”
“더 급속도이며 방대한 기후변화는 적응 한계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신뢰도 높음). 이는 적응행동을 하려는 인자가 세운 목표를 위해, 혹은 시스템의 요구에 의해 견딜 수 없는 위험성을 피하려고 취한 적응행동이 불가능하거나 실행 당시 유효하지 않을 경우에 일어난다.”

10. 기후변화의 비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단순한 경제모델에 의존해서도 안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전세계의 경제적 여파는 추정하기 어렵다. 지난 20년에 걸쳐 완성된 경제 영향 평가는 어떤 요소를 포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많은 가정에 의지했고, 많은 추정이 재난적 변화, 티핑 포인트, 기타 다른 요소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지난 한 세기동안 경제성장은 둔화되었고, 빈곤을 해결하기에는 더욱 어려워졌으며, 식량 안보는 약화되었다. 기존의 빈곤 문제를 지지부진하게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새로운 빈곤의 덫이 생겨났다. 특히 후자는 도시와 신규 빈곤밀집지역에서 늘어났다 (신뢰도 중간).”
“일부 개발도상국과 작은 도서국가들은 일부의 경우, GDP의 몇퍼센트에 달하는 피해 및 적응비용을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자,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4월 13일, IPCC가 내놓을 다음 보고서에 어떤 대답이 들어있을지 기대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