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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소송 주요 쟁점 7가지

글: 장마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이 재판에는 꽤 많은 쟁점들이 존재합니다. 모두 우리의 안전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돼있는 중요한 사안들이죠. 하지만 너무나 어려운 법정용어들 그리고 변호사들에게 조차도 쉽지 않은 수백가지의 원전 개념들 탓에 이해를 해보려해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린피스가 여러분이 보다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소송에서 다뤄진 13가지 쟁점들 중 몇 가지의 핵심 쟁점을 꼽아 설명해드립니다.

560 국민소송단이 신고리 5, 6호기 취소 소송을 시작한 2016년 9월 12일은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인 5.8도 경주대지진이 발생한 날입니다.

경주 시민들은 지진 이후 10개월간 600회 이상 발생한 여진으로 심각한 물적, 심적 고통을 받았습니다. 어떤 이들은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우린 후쿠시마와 같은 원전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혹여라도 발생할 지 모를 원전 사고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분명하게 존재했습니다.

그린피스는 신고리 5, 6호기 취소 소송의 원고를 모집하면서 그 범위를 원전 단지 주변에 거주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으로 확대했습니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고통과 피해는 비단 원전 주변 지역에 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전국에서 모인 559명의 시민이 그린피스와 함께 ‘560 국민소송단’이 되어 이 긴 법정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단지<후쿠시마 원자력 단지>

이 재판에는 꽤 많은 쟁점들이 존재합니다. 모두 우리의 안전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돼있는 중요한 사안들이죠. 하지만 너무나 어려운 법정 용어와 수백가지의 기술 용어들 탓에 멀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린피스가 여러분이 보다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소송에서 다뤄진 13가지 쟁점들 중 몇 가지의 핵심 쟁점을 꼽아 설명해드립니다.

1. 지진에 대한 고려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신고리 5, 6호기가 건설 중인 부지가 속해있는 경상분지 지역은 역사적으로 규모 7.0 수준의 강진이 발생한 기록이 존재합니다. 원전 내진설계시 고려하여야만 하는 큰 지진을 발생시킬 수 있는 활동성 단층들이 많이 분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령이 규정한 학문적으로 적합한 방법에 의하여 단층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강원대학교 지질‧지구물리학부의 이희권 교수는 신고리 5, 6호기 단층조사에 사용된 연대측정 방법이 활동성 단층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2. 후쿠시마 사고 이후 입법화된 중대사고관리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중대사고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면서 원전 중대사고에 대비한 설계와 사고관리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법적 구속력이 없는 내부 지침으로 적당히 해오던 것을 법률로 규정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는 개정 전의 법률을 적용하였습니다. 법률이 이미 개정되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는 하위 법령의 부칙조항에서 건설허가를 신청해놓고 있었던 신고리 5, 6호기에 대한 적용을 배제하도록 규정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쟁점의 핵심은 따라서 하위법령에 의한 적용배제가 상위 법률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입니다.

Children walk along a road which had earlier been assessed by a Greenpeace team- led by Jan Beranek - for radioactive contamination, and found to hold high unsafe levels of the contamination, in Fukushima city, in Fukushima prefecture, Japan, on Tuesday 7th June 2011. The city of Fukushima has been contaminated by radioactive fallout from the ongoing crisis at the Fukushima Daiichi nuclear plant. Within Fukushima city the local authorities are now undertaking a clean up of soil from school and nursery school playgrounds.<후쿠시마의 어린아이들>

3. 주민의견수렴 절차 없이 허가가 되었다?

원전을 건설할 때 필수적으로 제출하여야 하는 서류가 있습니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입니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란 원전을 가동하는 중에, 혹은 원전 사고가 난 경우 주변 환경에 미치는 방사성물질에 의한 오염 및 피해 영향을 평가하는 절차입니다. 법령에 따르면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은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에 거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반드시 반영해야 합니다. 문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의 범위가 8-10km에서 22-30km로 확대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고리 5, 6호기는 확대된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안에 거주하는 주민들로부터는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습니다.

4. 인구 밀집지역에 지어졌다?

원전부지 입지에 관한 고시 규정에 따르면 원전은 인구밀집지역으로부터 떨어진 곳에 지어야 합니다. 원전을 인구밀집지역으로부터 떨어진 곳에 짓도록 하는 이유는 중대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구가 많을수록 피난이 어려워 인명피해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원칙적으로 부지 반경 32km 내 인구밀도가 1평방킬로미터 당 193명 이하일 것을, 우리나라는 부지 반경 50km 내 인구밀도가 1평방킬로미터 당 500명 이하일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고리 5, 6호기 부지는 우리나라 기준을 3.17배 초과하는 부지입니다. 원칙적으로 원전입지가 불가한 것입니다.

Decontamination work of the radiation spread, in Iitate district, Japan, 14 July 2015. Decontamination work of the radiation spread by the March 2011 explosions at the Fukushima Dai-Ichi nuclear plant.<일본 이타테현의 방사선 오염 제거 작업 현장>

5. 방사선비상계획의 실행이 가능하지 않다?

방사선비상계획이란 원전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주민들을 피난시키는 계획입니다. 주민들을 피난시킬 수 없는 부지라면 원전이 입지해서는 안 된다는 원전 입지 기준의 하나입니다. 주민들을 피난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여러 가지 조건과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신고리 5, 6호기 부지에 대한 피난 시뮬레이션은 별도로 행해지지 않았습니다. 신고리 3, 4호기 방사선비상계획으로 적당히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신고리 3, 4호기의 경우 부지 반경 10km 안의 인구가 피난하는 것에 대한 시뮬레이션만 하였을 뿐 법률 개정으로 30km까지 확대된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안의 주민들이 피난할 수 있는지 여부는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6. 원자력안전위회 의결절차에 자격 없는 위원들이 참여했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안건을 논의하고 의결하는 절차에 의원 자격이 없는 2인이 참여했다는 것 또한 쟁점 중 하나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업무에 관여하거나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과제를 수탁하는 등, 원안위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이들은 의원 자격에서 배제하도록 하였습니다. 결격 사유가 있는 위원 2인이 참여한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의결절차를 적법하다고 할 수 있는지가 쟁점입니다.

7. 원전부지 지질조사를 법령에 위반되게 했다?

법령상 원전부지는 지질학적으로 안정된 곳에 지어야 합니다. 부지가 지질학적으로 안정된 부지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추와 굴착 및 각종 물리탐사가 행해지게 됩니다. 그러한 조사가 제대로 되어야 안정성이 확인될 수 있습니다. 신고리 5, 6호기 부지 지질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물리탐사 결과 원전부지 지하 50m에 부지를 통과하는 단층으로 의심되는 1.5km 이상의 파쇄대가 존재하여 규정상 반드시 시추조사가 필요한데 이를 하지 않았고, 원자로 부지 지하 암반의 안정성을 시추공의 탄성파 속도를 측정하여 확인하는 조사절차에서 관련 고시가 규정한 조사품질보증기준을 위반하였는지도 쟁점입니다.

신고리 5, 6호기 취소 소송은 결코 쉽거나 간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무관심과 공론화를 통한 원전 건설 재개 상황 속에서도 재판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위의 모든 쟁점이 우리와 미래 세대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법령 규정을 어기고 시민을 제외한 밀실에서 이뤄진 결정에 대해, 단 한 번의 사고만으로 수백만 사람들의 집과 일터가 사라질 수 있는 이 위험성에 대해,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오는 2월 14일 신고리 5, 6호기 취소소송의 첫 판결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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