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주흘산 케이블카 백지화 촉구 "선거 앞둔 공사 강행, 문경시는 당장 손 떼라"
- 멸종위기 1급 산양 서식지 벌채, 수령 100년 교목 폐기물 처리
- 공사 과정서 환경영향평가 약속 불이행, 안전점검기관 미선임 등 안전법 위반 확인
- 지자체 난개발 막을 법적 장치 부재…생물다양성 기본법, 환경영향평가법 개정 등 구조 개선 필요
- "환경부 직접 현장 점검하고, 노동청은 안전점검 즉시 시행하라"
(2026년 4월 9일) 문경 주흘산 케이블카 건설 공사로 멸종위기 1급 산양 서식지가 무단 벌채되고, 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 불이행, 안전법 위반, 국무조정실 감찰 무시 등 삼중 법 위반 의혹으로 전국 환경단체들이 공사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대구환경청은 4월 30일까지 공사 중지를 명령했으나, 문경시는 지난 2일 현장설명회를 강행하는 등 사업을 이어가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전국케이블카건설중단과녹색전환연대(이하 연대체),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실과 상주문경지역위원회는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생태 파괴가 일어났으며, 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문경시는 당장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박항주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연대체 드론 촬영 결과 상부정류장 전체 부지 산림이 모조리 벌채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약속한 산양 먹이급이대 8개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희귀식물 이식 계획도 무시한 채 수령 100년이 넘는 교목들을 모두 벌채해 폐기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의 서식지를 파괴하면서도 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으며, 이는 환경영향평가법 제49조 제2항상 공사 중지 명령의 명백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문경시는 지난 4월 2일 현장설명회에서 전체 부지 벌채에 대해 "헬기 자재 운반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으나 이에 대해 이윤희 전 상주문경당협위원장은 "헬리포트 최소 규격은 22m×22m 이상으로, 허가받은 건축부지 350평 안에도 충분히 설치 가능했다"며 "더욱이 문경시는 환경영향평가에서 '훼손수목을 최소화하고 현 지형을 최대한 보존'하겠다고 약속하며 구체적인 보전 대책이 포함된 건축 계획을 수립해야 했는데, 실제로는 전체 부지를 벌채했다. 불가피한 조치로 더 베어야 했다면, 이는 허가받은 범위 내에서는 공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건설기술 진흥법 제62조상 의무인 안전점검기관을 선임하지 않은 채로 3개월 이상 공사를 강행했고, 3월 현장 조사에서는 산사태 위험 1등급 급경사지에 공사 자재가 로프 하나에 매달린 채 방치되어 있는 등 안전 관리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부 정류장 유효면적은 약 150평으로 적정 수용인원은 107명에 불과한데, 문경시는 시간당 1,500명 이용을 홍보하고 있다"며 "별도 피난시설도 없는 상태에서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문경 주흘산 케이블카 상부승강장 부지 공사 현장 (2026.3.17)>
최태영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생물다양성 캠페이너는 "이번 주흘산 케이블카 사업은 문경새재의 자연을 희생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이 UN 생물다양성협약으로 약속한 '2030년까지 육상과 해양의 30%를 보호지역으로 관리'한다는 국제 약속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립생태원 전수조사 결과, 최근 10년간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을 의도적으로 훼손해 등급을 낮춘 사례가 178건에 달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주흘산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며 "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정부가 생물다양성 보전 의무를 갖도록 하는 생물다양성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연대체는 주흘산 케이블카 공사와 관련, 다음의 사항을 요구했다.
첫째, 노동청은 안전점검을 즉시 시행하라.
건설기술 진흥법상 의무인 안전점검기관을 3개월 이상 미선임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산사태 위험 1등급 급경사지에 공사 자재를 로프 하나에 매달아 방치하는 등 안전 관리 부실에 대한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
둘째, 환경부는 현장 실사 조사를 다시 실시하고, 멸종위기종 보전 정책을 수립하라. 대구환경청의 점검과 달리, 환경단체가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환경부가 직접 나서서 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산양 서식지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국립생태원은 생태자연도 등급을 상향 조정하라.
현장 조사 결과 멸종위기종 서식이 확인된 만큼,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 재평가해야 한다.
넷째, 문경시는 공사를 즉각 중지하고 보전 정책을 마련하라.
타당성 조사 없이 100% 시비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수백 년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품은 문경새재를 파괴하면서도 수익성조차 검증되지 않았다. 타당성 조사를 거친 케이블카들도 예상 이용객의 60% 수준에 그치며 대다수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문경시 재정에 장기적 부담을 안길 우려가 크다.
임미애 의원은 "주흘산 케이블카는 전국에서 반복되는 졸속 개발 사업의 전형"이라며"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서 지역 균형 발전을 역행하는 이 사업을 막고, 환경부와 노동청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국회 차원에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공사를 밀어붙여 기정사실화하려는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대체는 기자회견 후 안전신문고 고발, 환경부 문제 제기, 국립생태원 생태자연도 등급 이의 신청을 추진할 예정이다. 연대체는 "위법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법적·행정적 대응과 시민 캠페인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