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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2020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확산-기상 영향과 재오염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9주년(3월 11일)을 앞두고 9일 "2020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확산: 기상 영향과 재오염"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팀이 지난해 10월과 11월 약3주에 걸쳐 후쿠시마 현지에서 실시한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조사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보고서 다운 받기 : 2020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확산-기상 영향과 재오염

그린피스 일본사무소가 2019년에 실시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 조사 결과,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광범위한 지역이 다시 오염됐음을 확인했다. 후쿠시마의 70%에 해당하는 산림지역에서는 여전히 방사성 세슘이 방출되고 있는데, 이곳은 실질적으로 제염이 불가능하다. 올해도 조사팀은 후쿠시마현 전역에서 고농도 방사성 오염을 관찰했다. 심각한 수준의 핫스팟, 전년보다 방사선량이 높아진 지역, 선량이 낮아진 일부 지역, 재오염이 진행된 또다른 지역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조사 결과는 사태가 ‘정상화’ 되었다는 일본 정부의 선전과는 달리 한층 복잡해진 후쿠시마의 방사성 오염 현실을 입증한다.

후쿠시마 중심가를 포함한 여러 곳에서 핫스팟(Hot Spot, 방사선 고선량 지점)을 발견되었다. 후쿠시마현, 특히 나미에, 이타테, 오쿠마의 귀환곤란구역과 피난지시 해제 구역 모두 쉽게 규정할 수 없는 방사성 오염 상황으로 인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 우리는 이들 지역의 방사선 준위가 너무 높아 수천 명의 피난민이 해당 지역으로 귀환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조사는 그린피스의 방사선 방호 전문가 그룹(RPA, Radiation Protection Advisor)이 2019년 10월에서 11월에 걸쳐 3주간 실시한 것으로, 제19호 태풍 하기비스 직후에 진행됐다. 태풍으로 일본 전역에 폭우가 발생한 시기였다. 조사팀은 특정 지점의 방사선량이 과거에 비해 상당하게 변한 것을 확인했으며, 기상 상황이 재오염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 후쿠시마현 일부에서 방사선 위기 상황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이는 후쿠시마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선전 공세를 펴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린피스 조사팀은 후쿠시마 내 도쿄올림픽 기간 동안 경기가 열리는 일부 장소를 조사 지역에 포함했다. 2020년 여름 두 건의 올림픽 행사가 예정된 아즈마 구장 및 후쿠시마시 중심부, 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되는 이와키의 J 빌리지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조사팀은 후쿠시마시와 J 빌리지에 핫스팟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후쿠시마 중앙역 주변 도로에서 4시간 동안 총 45개의 핫스팟을 발견했다. 해당 핫스팟은 도쿄행 신칸센 탑승구에서 몇십 미터 떨어진 지점처럼 시내 중심부 인도 및 도로의 공공장소에 산재해 있었다. 이는 2011년 원전 참사로 비롯된 위험이 지금도 상당한 규모로 지속되고 있으며 제염 작업이 꾸준히 계속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J 빌리지의 경우,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린피스 일본사무소의 결론이다. 다시 폭우가 내릴 경우 고준위 방사성 물질이 주변으로 확산되고 재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여전히 복잡한 상황이다. 10월 26일 그린피스가 J 빌리지에서 발견한 핫스팟 중 선량이 가장 높은 곳은 지면 근처에서 71µSv/h, 10cm 높이에서는 32µSv/h로 나타났다(2011년 이전 기준치 대비 1,750배 이상). 그린피스 일본사무소는 조사 결과를 도출한 직후, 일본 및 국제 올림픽위원회, 후쿠시마현, 일본 정부에 다음의 사항을 촉구하는 서신을 전달했다.

    1. J 빌리지 내부 및 주변, 2020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경기장이 개최될 공공장소에서 광범위한 방사성 오염 조사를 즉시 실시한다.
    2. 발견된 핫스팟 지역을 중심으로 제염 작업을 실시하고, 공공장소 주변 토양(잔디, 산림 등)으로 방사선 조사를 확대한다.
    3. 공공장소의 재오염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J 빌리지의 방사성 오염 상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일본 정부는 그린피스의 서신 이후에도 핫스팟의 존재를 대체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었으나, 2019년 12월 3일 도쿄전력(TEPCO)에 공문을 보내 2019년 11월 18일 자 그린피스 일본 사무소의 성명서에 명시된 핫스팟 3곳의 제염 작업을 지시했다.

12월 13일 그린피스 조사팀은 J 빌리지로 돌아가 다시 방사선을 측정했으며, 핫스팟을 추가로 발견했다. 놀랍게도 도쿄전력은 ‘공용 도로에서 20m 이내 오염 물질 제거’ 등의 표준 제염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핫스팟 이외 구역에서도 고선량 지점이 관찰됐지만 도쿄전력은 그린피스가 공지한 핫스팟과 주변 1m2(제곱미터)만을 제염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림픽 성화 출발지처럼 중요한 지역이라면, 핫스팟 제거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어야 하지만 도쿄전력을 비롯한 일본 정부의 조치는 몹시 미흡해 보인다. 수년 동안 진행된 제염 작업 이후, J 빌리지는 현재 공공 여가 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기존 제염 작업 단계에서 도쿄전력이 왜 이러한 고선량 지점(지면 71µSv/h)을 발견하지 못했는지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았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지역 주민의 도움 덕분에, 나미에, 이타테, 오쿠마 등의 고오염 귀환곤란구역에서 조사를 계속 진행할 수 있었다.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의 3개 원자로 노심 용융으로 인해 후쿠시마가 처한 방사성 위기 상황이, 일본 정부의 “부흥 올림픽” 선전 목적을 위해 무시되어선 안 된다. 현재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다층적 상황은 절대론적이고 단순한 슬로건, 예컨대 모든 것이 잘 통제되고 있다든가 반대로 후쿠시마현 전체가 방사능에 오염되어 위험하다는 등의 주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제다. 이러한 접근들은 최대 피해자인 후쿠시마 주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줄 뿐이다.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 상황에 대해 일본과 국제 사회가 더 활발히 연구, 설명,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으로 인해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일본이 받게 될 관심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결과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 및 후쿠시마현에 대한 권고사항

    • 후쿠시마 주민의 안전을 도외시하고 생애 피폭 위험 가능성을 지적하는 과학적 분석을 무시한 현재의 주민 복귀 정책을 중단한다.
    • 장기적인 제염 목표를 정부 계산 방식으로 연간 1mSv에 해당하는 시간당 0.23μSv/h로 명확히 설정하고, 사고 전의 수준으로 복구하기 위한 목표 일정 등 작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다. 연간 최대 피폭 허용치를 상향 조정하는 계획을 모두 중단한다.
    • 세슘 고함량 미립자를 포함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고선량 지점으로 인한 피폭 피해 등 국민 건강에 대한 장기 영향 평가를 긴급히 실시한다.
    • 후쿠시마현 내 후타바, 오쿠마, 나미에, 도미오카, 이타테, 가쓰라오 등 6개 지자체(쓰시마의 나미에 지역, 무로하라, 수에노모리, 오보리 포함)에 내려진 피난지시령 해제 계획을 포기한다.
    • 노동자 인권 보호를 위해 현재 귀환곤란구역에서 이루어지는 제염 프로그램을 중지한다.
    • 피난 정책과 관련한 주민들의 의사를 수렴하기 위해, 모든 피난민이 포함된 시민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정책 과정을 전적으로 투명하게 시행한다.
    • 피난민에게 100% 보상과 경제 지원을 제공하고, 과학적 자료에 근거하여 방사선 피폭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며, 공공 보건을 위한 예방 조처를 시행해, 주민들이 외부 압력이나 경제적 압박을 받지 않고 스스로 귀환이나 이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 UN 특별보고관의 일본 방문 요청을 수락하는 등 UN 특별보고관의 대화 제안 및 지침에 전적으로 협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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