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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풀어야 할 숙제 '배터리'

글: 최은서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전기차는 엔진 없이 달립니다. 실로 전기차의 보닛을 열어보면 엔진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빈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화석연료를 태워 동력을 얻는 엔진 대신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야말로 전기차의 핵심 부품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
기후위기에 대항해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전기차. 전 공정 100% 재생에너지로 제조된다면 더 깨끗한 대안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운행 중에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충전에 쓰이는 전기의 발전원(석탄, LNG, 등)과 자동차 차체, 배터리를 만드는 단계에서는 온실가스가 발생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는 디젤, 가솔린, 하이브리드 등 내연기관차보다 친환경적인 선택입니다. 자동차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발생하는 환경 영향(LCA; Life Cycle Assessment)을 분석해보면 더욱 자명합니다. 학계뿐만 아니라 업계 역시 여기에 동의하고 있죠. 폭스바겐의 자사 차량 분석 결과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훨씬 친환경적임을 보여줍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그린피스 블로그 '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차일까?'를 확인해 주세요.)

하지만 전기차가 미래차의 기준이 되면서 배터리의 생산 및 처리를 더욱 엄격하게 뜯어 보고,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기차 논의에서 배터리의 생산부터 폐기 과정까지, 즉 LCA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방안을 필수적으로 다루게 된 것이죠.

그린피스는 전기차가 보다 완전한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들을 제조사와 정부가 따라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자동차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그린피스의 권고 및 요구 사항은 보고서 '[보고서] 무너지는 기후: 자동차 산업이 불러온 위기'를 참고해 주세요.)

첫째, 투명한 배터리 공급망 확보

전기차로의 전환과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배터리 생산은 함께 가야합니다.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사는 코발트, 리튬, 니켈, 망간 및 흑연 등 배터리 원료 채굴 및 가공 시 모범적인 인권 및 환경 기준을 수립해야 합니다. 또한 배터리 공급 기준을 설정하고 원료가 수급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협력 업체에도 동일한 기준을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희소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에 연구 투자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코발트 제로' 배터리 개발에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번 달 발표한 '2019 Impact Report'에서 단계적으로 코발트 비중을 낮추겠다고 명시했습니다. 희소성이 높고 공급이 불안정한 코발트 의존도를 낮추면서 배터리 성능을 개발하는 것이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핵심입니다.

2008년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스위스 제네바 모터 쇼에서 '좋은 차란 무엇인가?(What is good car?)'라고 쓰여진 배너를 들고 있다.

셋째, 배터리의 재사용 및 재활용 개선

자원 채굴로 인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채굴 자체를 줄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동차 제조사와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의 회수 및 재활용 과정을 필수로 도입해 재활용의 품질을 높여야 합니다. 이와 함께 배터리의 내구성과 수명을 늘리고 수리 편리성을 높여 하나의 배터리를 오래 친환경적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희소 금속 대안 기술 연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 역시 자원 채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입니다.

넷째,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제조

그린피스의 꾸준한 캠페인으로 2018년 삼성전자는 제조 공장, 사무실을 포함한 전 사업장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변화,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 공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테슬라는 자동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1'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가동하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글로벌 RE100 캠페인에 동참한 폭스바겐도 독일의 츠비카우 공장을 탄소 중립 공장으로 바꾸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국제 청정 교통 위원회(ICCT) 의 보고서 'Effects of battery manufacturing on electric vehicle life-cycle greenhouse gas emissions'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절반은 제조 공정에서 쓰이는 전기를 만들 때 발생합니다. 제조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바꾼다면 전기차의 친환경성은 더 좋아질 것입니다.

기후위기를 심화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기존의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작고 에너지 효율이 좋은 전기차를 만들어야 하며 위와 같이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 및 재활용 기준이 마련돼야 합니다.

더 나아가 자동차 제조사는 판매에 쏠려 있던 기존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자동차 생산을 늘리지 않도록 모빌리티 사업에 투자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해야 합니다. 정부는 대안 교통과 편리한 대중교통을 확충하고 자동차 수요관리를 통해 넘치는 자동차 수를 줄여야 합니다. 우리 도로 위를 더 적은 차, 더 작은 차, 에너지 효율이 높고 재생가능에너지로 달리는 차로 바꾸기 위해서는 자동차 제조사와 정부의 역할이 시급합니다.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교통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이 중요합니다. 우리 자동차 산업계가 미래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전면적인 전기차 전환 계획이 필요합니다. 빠르게 재생가능에너지로 충전되는 전기차, 전기 교통 시대를 위해 힘을 모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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