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키지 않으면, 사라질지도 모르는 멸종 위기의 고래
지구상에 살아가고 있는 90여 종의 고래 가운데 약 20여 종의 고래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약 140만 마리의 고래가 생존하고 있다고 추정됩니다. 지금 전세계 바다 곳곳에서는 해양 석유 시추 및 파괴적인 어업 등으로 고래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해양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금 고래를 보호하지 않으면 어떤 고래들은 먼 미래에 영영 사라져 버릴지도 모릅니다. 고래의 날을 맞이하여 아름답고 경이롭지만, 우리가 꼭 보호해야 하는 5종의 고래를 소개합니다.
대왕고래 (Blue Whale)
흰수염고래라고도 불리는 대왕고래는 크기가 24~33m나 되며,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큰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 새끼의 크기도 무려 7m나 된다고 합니다. 최대 100년 이상 살아갈 수 있는 신비롭고 고귀한 동물이죠. 하지만 과거 포경선들의 남획으로 멸종 직전의 위기에 놓였으며 현재는 국제적 멸종위기종(EN: Endangered)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무자비한 포경만이 대왕고래를 위협하는 것이 아닙니다. 커다란 대왕고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생물인 크릴새우를 주식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으로 크릴의 서식지인 남극해 또한 산성화가 심화되어 크릴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건강식품으로 크릴새우가 널리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수요를 맞추기 위한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그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대왕고래는 커다란 선박과 충돌하여 죽음을 맞기도 하고, 무분별하게 버려진 바다 그물에 걸려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또한 바닷속을 개발하는 심해 채굴과 석유 시추 등으로 발생하는 공기총 발사, 지진파 연구, 군대의 초음파 등은 음파를 내며 소통하는 고래들의 의사소통을 방해하여 번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보리고래 (Sei whale)
몸길이가 12~14m이며 체중이 30t이나 되지만 수염고래류 중에서는 유영속도가 가장 빠른것으로 알려진 보리고래는 주로 2~3마리가 무리 지어 이동하며 우리나라 동해에서도 포획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보리를 수확할 시기에 연안에 자주 출현하여 ‘보리고래’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보리고래는 19세기 후반~20세기 후반에 대규모 상업적 포경으로 약 20만여 마리가 포획되었으며, 2006년 기준 개체 수 추산치는 과거 대규모 상업적 포경 전 개체 수의 20% 수준으로 급감하였습니다. 현재 국제적 멸종위기종(EN: Endangered)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북극고래 (Bowhead Whale)
북극의 얼음 밑에서 서식하는 북극고래는 200년 이상 살 수도 있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포유류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극고래는 차가운 북극에서 생존하기 위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중 가장 두꺼운 수준인 약 50cm나 되는 지방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꺼운 지방층은 차가운 북극 바다의 얼음 속에서 서식할 수 있도록 몸을 보호하며, 머리 위 분기공을 통해 수십cm 두께의 얼음을 뚫고 공기를 분출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북극에서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인 북극고래는 다른 고래와 달리 먹이와 번식을 위해 이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평생을 북극해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북극의 온난화가 지속되고, 최근 북극으로 유입된 선박들의 충돌과 소음 등으로 인해 서식을 위협받고 있으며 멸종 위기 최소관심(LC: Least Concern)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암컷 북극고래는 추운 북극해에서 새끼에게 젖을 주기 위해 지방층이 매우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3~5년에 한 번씩 출산을 하며, 임신 기간도 1년 이상으로 매우 긴 편으로 개체 수 회복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고래 종입니다.
쇠고래 (Gray Whale)
전체적으로 진한 회색빛을 띠는 쇠고래는 한국어로는 귀신고래라고도 불리며, 영어권에서는 주로 회색 고래(Gray Whale)라고 불립니다. 그리고 과거 포경 활동 시 사람들에게 보였던 사나운 반응때문에 악마의 물고기(Devil Fish)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쇠고래는 오랜 시간 잠수할 수 없는 종으로 주로 얕은 바다나 해안가에 서식하고 헤엄치는 속도가 시속 6~8km 정도로 고래 중에서는 이동 속도가 느린 편에 속합니다.
북동 태평양에서 서식하던 쇠고래는 한때 무분별한 포경 활동으로 개체 수가 2천 마리 이하로 격감하여 멸종했다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1940년대 완전히 보호되기 시작한 이후 개체 수가 증가하여 성공적인 회복의 사례로 이야기 되기도 합니다. 현재 멸종 위기 등급 최소관심(LC: Least Concern)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쇠고래의 주요 서식지인 사할린 지역의 유전 개발 등으로 서식지에 변화가 오고 있으며, 조사 활동으로 사용되는 음파는 쇠고래의 소통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또한, 쇠고래가 여름을 보내는 알래스카 인근 수온이 기후변화로 오르고, 동시에 생태계가 변화하여 먹잇감이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향유고래 (sperm whale)
향유고래는 이빨고래류 중 가장 큰 고래이자 이빨을 가진 동물로는 지구상에 존재했던 그 어떤 종보다도 큰 고래입니다. 향유고래의 매력 포인트인 큰 머리는 성장에 따라 커져서 몸 크기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합니다. 향유고래의 거대한 머릿속에 들어 있는 밀랍 성질의 기름은 약 -270℃에서도 얼지 않아 기계장치의 윤활유, 계면활성제의 원료로 쓰일 수 있고, 내장에 있는 용연향이라는 향료는 향유고래의 주 먹이인 오징어 부리가 발효된 것으로 고급향료의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18세기부터 대량 남획되어 개체 수가 급감했습니다.
잠수 능력이 뛰어난 향유고래는 1시간 30분이나 잠수하기도 하며 수심 약 2,000m나 되는 심해까지 내려가 먹이를 섭취하기도 하여 신비의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오징어나 문어류 등을 가장 좋아하고, 10m가 넘는 대형 오징어를 포식하기도 합니다. 최근 유럽 해안에서는 불법조업 그물, 플라스틱, 밧줄 뭉치 등의 해양쓰레기를 뱃속에 가득 품고 죽은 향유고래의 사체가 자주 발견되고 있습니다.
위의 고래들을 포함하여 지구상의 고래 보호와 개체 수 회복을 위해서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린피스는 고래를 보호하여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2030년까지 고래의 보금자리인 전 세계 바다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바다의 단 2%만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소중한 고래와 해양생태계를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해양협정을 통한 해양 보호가 시급합니다.
지금 캠페인에 함께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