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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관측 이래 제일 뜨거웠던 바다, ‘오징어가 녹았다!’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울릉도민들이 말합니다. "오징어가 녹았다"고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수온을 보인 올해의 국내 바다, 그리고 계속해서 뜨거워지고 있는 전 세계의 바다를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지난 7월은 우리나라 바다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23년만에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한 달이었습니다 울릉도와 인근 해역의 수온이 각각 30.6도와 30.4도를 기록하며 오징어가 잡히지 않고 수확량이 급감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울릉도 어민들은 ‘오징어가 녹았다’고 표현하며 해양온난화로 인한 걱정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양온난화 현상,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걸까요?

해양온난화, 무엇일까?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14년 펴낸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해양 생물다양성이 감소되고 어업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다. 온난화로 인해 해양 생물종의 이동이 발생하고 종 풍부도와 어획 잠재량 또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존산소 최소층과 무산소 데드존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어류 서식지에 부담이 될 것이다”
이처럼 남획이나 기타 외부 요인을 포함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온난화는 해양 생물종의 감소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IPCC에서 밝힌 것과 더불어, 실제로 피부에 와닿는 영향의 범위와 규모는 더욱 심각한 상황입니다.

바다의 CO2 흡수량은 육상의 숲과 식물이 흡수하는 양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습니다. 1971년부터 2010년까지 해양은 대기, 해양, 토양의 온도가 올라가고 빙하가 녹으면서 늘어난 열의 93%를 흡수해왔습니다. 특히 남반구 해양, 열대/아열대 태평양, 열대/아열대 대서양에서 온난화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났으며, 해당 기간 사이 상부 75m의 수온은 10년당 평균 0.11°C씩 상승했죠. 

수면 상부에서 흡수된 열은 파도, 조류, 해류로 인해 깊은 곳으로 이동하게 되고 심해부터 해수면까지 계속해서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심해 온도는 육상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2050년까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도 하고요.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해양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울릉도 인근 해역에서 사라진 오징어와 명태

해양온난화는 전지구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국내 해역의 수온 상승 속도는 빠른 편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해수면 상승과 높은 강도의 태풍 등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죠.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90년대 150만t이었던 연근해 어획량은 2010년대 100만t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울릉도 인근에서 주로 잡힌다고 알려져 있던 오징어는 이제 서해 해상에서 어장이 형성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차가운 해역에서 잡힌다고 알려진 명태는 겨울철에 주로 잡혔지만 이미 씨가 말라버린 지 오래 되었죠. 

 

북극 해빙면적 감소

1979년부터 2013년까지 베링해를 제외한 모든 빙하 지역에서 해빙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여름 중 빙하 감소 기간은 5~10주 늘어났고, 러시아 바렌츠해에서는 20주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2020년 9월, 북극해빙 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여년 전 관측을 시작한 이후 북극해빙의 면적이 두 번째로 적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북극해의 여름 수온은 1982~2010년 평균치보다 현재 2~3°C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북극곰, 바다표범, 바다코끼리 등 북극 생물의 서식지이자 생존 터전인 해빙이 사라지면서 개체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양산성화로 인한 영향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나타나는 심각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해양산성화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해양에 흡수되는 것은 육상에서의 기후변화 영향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일이지만, 해양의 산성도가 증가하면서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석회성 플랑크톤, 조개류, 성게류, 갑각류, 심해 산호류 등의 해양생물은 용해된 탄산염을 이용해 껍데기와 외부 골격을 만드는데, 바로 이들이 해양 산성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고위험종에 해당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50년에 북대서양 수심 1,500m 이하의 심해 산호의 약 70%가 해양 산성화의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역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의 93%가 산호백화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산호에 서식하는 여러 해양 생물들 또한 터전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무척추 동물의 번식 및 정착 과정에서 발달장애 발생, 어류와 두족류의 성장과 생식력 저하 등을 유발하는 것이 바로 해양산성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온대성 해양 생물’로 분류되는 바다딸기라고 불리는 산호가 국내에서 발견되고 5년 전에 비해 15%나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도 최근 들려오고 있습니다. 우리 해역의 수온 상승은 세계 평균에 비해 두 배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온대, 아열대성 해양 생물이 출현하면서 그 심각성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시점입니다.

 

이처럼 바다를 뜨겁게 만든 것은 바로 온실가스입니다.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과 함께, 강력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함으로써 바다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2030년까지 전체 공해상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우리가 힘을 모아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한국 정부가 뜨거워진 바다를 위해 내년 UN 해양협정에서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강력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동참해주세요.

뜨거운 바다를 위해 동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