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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지구, 우리가 숲을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절실한 이유(feat. 세계산림총회)

글: 그린피스
우리의 집, 지구가 불타고 있습니다. 고온 건조해진 기후에 거세어진 불길은 가늠조차 힘든 광대한 지역의 숲과 나무를 단 며칠 만에 모두 잿더미로 쓰러뜨렸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우리땅 대한민국에서 이런 재난은 앞으로 더 자주, 더 강력하게 찾아올 것입니다. 불타는 지구와 사라져가는 숲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 집이 불타고 있습니다.”(“Our house is on fire.”)

지난 2019년 1월, 세계 각국 정상이 모인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현장에서 스웨덴 출신 청소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던진 메시지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불과 12년밖에 남지 않았음을, 1분 1초가 시급한 긴급행동이 필요한 시간이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을 그레타는 단호하고도 선명한 목소리로 모두에게 전했습니다.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그레타 툰베리와 청년 활동가들이 공허한 말 대신 긴급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기성세대의 탐욕이 미래 세대의 죽음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날 이후 3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그만큼 더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여 년간 우리는 우리의 집 지구가 문자 그대로 화염에 휩싸여 스러지는 장면을 계속해서 목격해 왔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스페인, 이탈리아, 포루투칼, 터키, 그리스 등 지중해 국가, 호주, 러시아, 브라질, 콩고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연달아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전 지구를 강타한 기후변화와 이에 따라 촉발된 초대형 산불의 영향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죠.

점점 더 크게, 더 빨리 번지는 산불

2019년 이미 1,121km²에 달하는 거대한 지역이 불탔던 캘리포니아는 2020년 이보다 15배 이상 큰 17,419km² 규모의 산불 피해를 입었습니다. 2019-2020년에 걸친 호주 산불은 호주 전체 숲의 14%를 불태웠고, 2020년 아마존 산불은 무려 4만 km²를, 지난해 발생한 러시아 산불은 무려 2만 km²에 달하는 지역을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해외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 뉴스뿐 아니라 지난 3월 울진 등 동해안 인근 산불로 서울 면적의 40%가 넘는 지역이 불타는 것을 목도하면서, 우리는 실로 기후재앙이 우리 문 앞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2021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 서울 3배 면적을 불태웠다.
2022년 3월, 한국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 213시간동안 이어졌다.

위기에 처한 숲,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이유

이처럼 기후변화로 스러져가고 불타버리고 있는 숲은 동시에 인류가 기후재앙을 막기 반드시 지켜내야 할 기후위기 시대의 구원투수이기도 합니다. 숲 속의 나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기에, 과도한 탄소 배출로 촉발된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숲은 대기로부터 육지가 흡수하는 탄소의 대부분을 흡수하는데, 그 양은 연간 총 탄소배출량의 최대 30%에 달합니다. 또한 숲은 화석연료에서 약 90년 동안 배출된 온실가스와 맞먹는 막대한 양의 탄소를 생물이나, 부산물, 토양에 저장합니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 건재한 숲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불타는 지구, 사라지는 숲 - 우리 모두를 지키기 위한 긴급행동, 바로 지금!

오늘(5월 2일) 이른 아침 그린피스의 활동가들은 대형 조형물을 들고 제15차 세계산림총회(World Forest Congress)가 열리는 서울 코엑스로 향했습니다. 전 세계 140여 개국 정부 및 국제단체 관계자 등 총 1만여 명이 참석하는 세계산림총회 현장에서 사라져가는 숲을 지키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진정 필요한 행동이 무엇인지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5월 2일 세계산림총회가 열린 코엑스 동문 앞에 대형 산불 조형물을 설치하고 인공 안개를 뿜어, 기후위기로 사라지는 숲의 모습을 연출했다. © Greenpeace / Sungwoo Lee

세계 과학자들의 엄중한 요구대로, 그리고 세계 각국 정부가 약속한 대로 203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제한하기 위한 기후행동을 긴급히 강화해야 합니다. 공허한 선언을 넘어 지금 당장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전 지구적 재앙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1) 각국 정부의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빠른 에너지 전환과, (2) 무차별적인 산림 벌목과 토지 변경의 중단, 그리고 (3) 산림 자원을 에너지화하겠다며 목재를 불태우는 바이오에너지 산업 확장을 멈추는 일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15-2020년 사이 연간 평균 삼림 벌채 면적은 10만 km²입니다. 이를 축구장 크기로 환산하면 매 2초당 축구장 1개 크기의 숲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꼴입니다. 2001년 이래 전 세계에서 사라진 산림의 규모는 무려 대한민국 총면적의 41배가 넘고, 우리나라에서도 도시화와 개발로 산림 면적은 매년 최저치를 기록해, 2000년대에 들어서는 서울시의 두 배를 훌쩍 넘는 면적의 숲이 사라졌습니다.

한국정부를 비롯 국제사회가 이처럼 급격히 파괴되고 있는 숲을 지켜내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아직 그 발걸음은 더디기만 합니다. 산림벌채의 가장 큰 원인인 산업적 농업(팜유, 카카오 등 환금작물)과 육류산업을 위한 토지 이용 변경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을뿐더러,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산림바이오매스’와 같이 목재를 태워 에너지화함으로써 오히려 탄소배출을 심화하고, 산림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에너지원을 확대하는 잘못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2022년 3월, 그린피스 벨기에 사무소가 유럽연합 정상회의 앞에서 ‘장관들이 논의하는 (3시간) 동안 3,260헥타르(32.6 km²)의 숲이 파괴되었다’는 대형 팻말을 건물에 걸었다.

산림 올림픽? 산림 파괴 정책부터 중단해야!

유엔식량농업기구와 함께 이번 세계산림총회의 주관 기관인 대한민국 산림청은 이번 총회를 ‘산림 올림픽’으로 만들어 세계 산림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사전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외 홍보가 그저 공허한 말 잔치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후변화를 늦추고 산림 파괴를 막기 위한 제대로 된 행보를 보여야 합니다.

그린피스는 이번 산림총회현장에서 이러한 변화를 촉구함과 동시에, 연대 단체인 기후솔루션과 함께 제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서한을 발송해 새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및 산림보호 정책을 촉구했습니다.

2019년 다보스포럼 현장에서 16살의 그레타와 전 세계 청년 활동가들이 외쳤던 것처럼, 불타는 우리의 집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공허한 선언이 아닌 과학에 기반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상업적 농업계 및 축산업계, 대규모 에너지 업계의 이익이 아닌, 우리의 집 지구, 그리고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펴가야 합니다.

그린피스는 시민 여러분과 함께, 사라져가는 우리 숲을 지키고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행동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진정한’ 산림보전 리더십을 보여주고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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