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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에너지, 환경을 예술로 표현하는 하석준 현대 미술작가

글: 김소현 그린피스 에디터
‘2035년 내연기관 신규판매금지 공약 촉구’ 퍼포먼스를 기획한 하석준 작가의 인터뷰로 예술과 기후위기를 연결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7월 5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약속했던 “2035년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등록 금지”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가로 4m, 세로 4m에 달하는 거대한 LED패널을 용산 전쟁기념과 정문에 설치하여 대통령 집무실에서도 2035년 탈내연기관 촉구 메시지를 읽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거대한 전광판 이외에도 시선을 끄는 비주얼 아트 작품을 설치하고, 지나가는 시민분들께서도 윤 대통령의 공약내용을 유심히 읽어볼 수 있도록 아나모픽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번 퍼포먼스에 대한 더욱 자세한 활동내용은 ‘윤석열 대통령님! 2035년 경유·휘발유 차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주세요!’ 블로그에서 확인해주세요!)

이번 퍼포먼스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하석준 작가와 함께 진행을 하였는데요, 하석준 작가와 함께 퍼포먼스 계획 초기 단계부터 어떻게 해야 2035 탈내연기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을까, 이전에 작가님께서 작품활동에 적용했던 방법들을 어떻게 이번 퍼포먼스에서 응용할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처음으로 미디어 매체를 활용하여 진행한 이번 활동은 굉장히 많은 국내외 언론과 시민분들의 관심을 받았고, 윤 대통령에게 대선 공약이었던 2035년 탈내연기관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퍼포먼스를 진행해주신 하석준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디어 매체로 표현하는 환경이슈, 이번 퍼포먼스에 담고 싶었던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보았습니다.

아나모픽을 활용한 퍼포먼스 배너 앞에 서있는 하석준 작가 © Jung Taekyong / Greenpeace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름은 하석준입니다. 미디어 아트 작업을 하는 작가이며, 학부 때 건축 설계를 공부하고 후에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졸업 후에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나니, 개인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전부터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이용한 비디오 아트에 관심이 많아서, 대학원에서 비디오 아트를 전공했습니다. 지금까지 3D 프린터를 가지고 만드는 설치미술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해왔고, 참여했던 프로젝트의 주제의 키워드를 뽑자면 환경, 에너지, 기술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환경, 에너지, 기술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작품으로 표현하시나요?

주로 사람이 만드는 에너지와 기술을 가지고 어떤 상황을 연출하는 작품을 만듭니다. 특히 기술과 인간 사이에서의 모순적인 상황을 연출하는데 집중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기술과 자연환경을 대비하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진행했던 , 프로젝트를 보시면 환경과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석준 작가가 아이들에게 아트앤테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하석준

Q. 프로젝트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3년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하여 수많은 사상자와 수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강제욱 사진작가의 제안으로 저 포함 4명의 작가가 필리핀 타클로반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태풍으로 무너진 아이들의 마음을 예술로 치유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부서진 장난감을 받아서, 망가진 부분을 3D프린터로 뽑아 장난감을 고쳐주었습니다. 그리고 고학년 학생들을 위해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아트앤테크 수업도 진행하였는데요, 학교 전교생이 6,000명이라 모두 수업에 참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2년간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고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학생들과 약속했으나, 아쉽게도 그 이후로는 가지 못했습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시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면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 굉장히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태풍으로 인해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한 태풍으로 파괴된 시설들의 복구에 소요되는 시간이 지역별로 달랐는데요, 저소득층 마을 같은 경우 더더욱 많은 시간이 걸려서 안타까웠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서 환경, 재난과 연관된 작품활동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기회가 된다면 이 주제를 가지고 시각적으로 풀어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Q. 이외에 환경과 관련된 프로젝트 를 진행하신 경험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4년에 진행한 라는 프로젝트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환경오염문제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인도의 항구도시 첸나이부터 3개 도시를 방문하여 전자쓰레기산을 찾아다니는 로드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인도가 국가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 쓰레기를 대규모로 처리하는 곳을 찾지 못하였고, 전자쓰레기가 섞여 있는 거대 생활 쓰레기 산만 찾을 수 있었습니다.

Q. 작가님을 포함하여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기후위기 이슈를 예술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이슈를 예술로 표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지구는 우리가 태어나게된 근원입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많은 혜택을 우리에게 제공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연을 무분별하게 남용하고 파괴하여, 지금 기후위기라는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장마 기간이 일정했는데, 지금은 장마 기간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힘들어지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릴 때는 제비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이제 도심에서는 거의 제비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멋대로인 날씨, 사라지는 동물들을 통해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액티비스트들이 2035년 탈내연기관을 촉구하고있다

Q. 7월 5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그린피스 친환경차 캠페인팀과 함께 비폭력직접행동을 진행하셨는데요, 그린피스에서 처음 협업제안을 받으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제가 전기차 유저이기도 하고, 평소에 그린피스의 활동은 익히 알고 있었기에 함께 퍼포먼스를 함께 계획한다면 친환경차 캠페인의 2035 탈내연기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2019년에 그린피스가 현대차 본사 빌보드에 “내연기관차 이제 그만”이라는 스티커를 붙인 직접 행동 아이디어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고, 이번에도 특별한 방법으로 표현해서 사람들이 퍼포먼스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Q.이번 활동의 메인 메시지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공약을 지켜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지금 교통의 문제점이나 어느 부분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신 것이 있으실까요?

전체적인 틀에서 생각했을 때, 인간이 먹는 것, 타는 것, 사용하는 것들로 인해서 계속해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교통의 경우 타는 것에 해당하고, 이를 위해서 땅속에 있는 에너지, 석유라든지 가스 이런 것들을 많이 필요로 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지구에는 많은 압박을 주게 됩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2035년 탈내연기관이 많은 공감을 받아 유럽의회에 통과된 상황이고, 전기차, 수소차가 많아질수록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화석연료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 배기가스가 줄어들어 도심 공해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아직 폐배터리 재활용, 충전소 인프라 구축과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지만,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이전에도 LED 패널을 이용한 작품 활동을 하셨는데요, 그때 작품 활동과 이번 퍼포먼스에서 보여주신 작품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예전에 밀라노에서 보여드린 작품은 기술과 나 자신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중점을 둔 실험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퍼포먼스는 우리가 쓰는 기술과 에너지를 몸을 움직이면서 느끼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린피스의 액티비스트가 실제로 LED패널을 메고 우리가 쓰고 있는 에너지의 무게, 그리고 에너지 소비를 통해 환경에 가해지는 무게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Q. 이번 퍼포먼스에서 아나모픽을 이용한 배너를 제작하셨던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어떤 효과를 기대하셨나요?

아나모픽은 움직이면서 보는 타이포그래픽입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지하철을 타면서 아나모픽을 본 적이 있는데, 작품에 꼭 적용해보고 싶었습니다. 미래의 환경운동은 정형화되지 않고 좀 더 창의적이어야 관심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번 퍼포먼스에 사용된 배너에 아나모픽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하루 만에 끝나서 아쉽기는 하지만, 그린피스와 함께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의미 있었습니다.

Q. 이번 퍼포먼스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환경보호는 이제 좀 더 구체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Q. 이번 퍼포먼스를 통해 윤 대통령이 탈내연기관 약속을 지킨다면 작가님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2035년은 지금부터 12년 이후인데요, 그전까지 정부가 전기차 인프라를 더욱 확충하여 저 같은 전기차 사용자들이 더욱 편하게 전기차를 타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구의 환경이 더 좋아져서 맑은 환경에서 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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