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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양조약이 체결되기까지 우리의 여정…다음 목적지는?

글: 제임스 핸슨(그린피스 영국 사무소 해양보호 캠페인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서호주 인근 인도양에서 헤엄치는 혹등고래 © Alex Westover / Greenpeace

수십 년간의 협상 끝에 마침내 글로벌 해양조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이제 바다를 지키는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글로벌 해양조약은 2030년까지 공해의 30% 이상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법적 토대를 마련합니다. 이는 2022년 12월 생물다양성협약(CBD) 15차 당사국 총회에서 세계 각국이 합의한 ‘30X30’ 목표이기도 하죠.

올해 3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각국 대표단은 조약 문안에 합의하며 글로벌 해양조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3개월간 조약문은 유엔의 모든 공식 언어로 번역돼 채택을 위한 법적 검토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6월 19일 각국 대표단은 다시 한번 유엔에 모여 조약을 공식 채택했습니다.

그린피스 미국 사무소는 제5차 정부간 회의(IGC5)에 참석한 각국 정부 대표단에 세계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유엔본부 건물에 “바다를 보호하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 Greenpeace

합의된 문안이 공식적으로 채택된 지금, 글로벌 해양조약이 그간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지구를 위한 역사적인 승리를 끌어내기까지 그린피스가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그린피스의 역할

그린피스는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의 초기 단계부터 중요한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2005년, 그린피스는 처음으로 해양 브리핑을 발표해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른 새로운 조약을 만들어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공해상에 해양보호구역을 만들 도구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낚싯바늘에 걸린 멸종위기종 올리브 리들리 바다거북을 풀어주며 ‘해양보호구역, 지금!’ 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바다거북이 걸렸던 낚싯바늘은 논란이 많았던 대만 연승어선 호차이파 18호의 것으로 확인됐다. © Greenpeace / Paul Hilton

이는 바다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각국의 관할권을 넘어선 공해는 지금까지도 파괴적인 활동이 끊이지 않는 무법천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린피스는 여러 단체, 기관등과 연대해 2030년까지 공해의 30% 이상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최초로 주장했습니다. 30X30은 유엔 생물다양성 보전협약(BBNJ)에 따라 2022년 12월 각국 정부가 합의한 목표이기도 하죠. 30%는 과학자들이 바다의 회복과 번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하는 최소한의 수치입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해양보호를 위한 우리의 캠페인에 동참하지 않았다면, 강력한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과 30X30 목표 수립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세계 바다의 날을 앞두고 레바논 시타델 해안에서 그린피스 자원봉사자들이 파란색 옷을 입고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 Mazen Jannoun / Greenpeace

글로벌 해양조약이 체결되기까지 진행 과정

글로벌 해양조약은 바다에 관해 법적 구속력을 지닌 최초의 조약으로 20여년 동안 논의되어왔습니다. 특히 공해의 해양생태계 보호에 방점을 둔 최초의 조약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을 위한 절차는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04년에는 글로벌 해양 거버넌스를 연구하기 위한 임시 기구가 만들어졌습니다. 2008년에는 새로운 이행 협정에 대한 첫 번째 논의가 진행되었고, 2011년에 조약의 ‘핵심 요소’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그린피스 액티비스트들이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 앞에서 거대한 바다거북 연을 띄우고 있다. 유엔본부에는 각국 정부가 국가의 관할권 밖 해역을 포함하는 글로벌 해양조약을 논의하기 위해 역사상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 Stephanie Keith

2015년, 유엔총회는 새로운 이행협정 개발을 권고했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해양조약의 핵심 요소를 구체화하기 위한 첫 번째 준비위원회(Prep Comm)가 열렸죠.

2016년과 2017년, 네 차례의 준비위원회를 열어 조약문의 내용을 협상할 정부간회의의 토대를 닦았습니다.

2018년, 마침내 뉴욕에서 첫 번째 정부간회의가 열렸고, 이후로 5년간 총 다섯 차례 본 회의와 추가적인 비상회의를 포함해 총 여섯 차례의 협상 끝에 마침내 조약문이 마련되었습니다.

스페인 출신 배우이자 오스카 수상자인 하비에르 바르뎀이 뉴욕 타임스퀘어에 설치된 글로벌 해양조약 촉구 전광판 앞에서 해양보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바르뎀은 10년 넘게 이어져온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을 위한 역사적인 협상에서 각국 정부가 전 인류의 자산인 바다의 미래를 논의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했다. © Jason Miczek / Greenpeace

긴 시간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은 우리가 힘들고 진전이 느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캠페인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보여주었죠.

글로벌 해양조약은 왜 중요할까요?

바다는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수백 년에 걸친 인간의 착취로 바다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주어야만 바다는 복원될 수 있습니다. 해양보호구역이 필요한 이유죠.

바다는 지구상 모든 생명의 근원입니다. 기후를 조절하고 수십억 인구에 먹거리와 생계 수단을 제공합니다. 물고기는 공해와 연근해를 넘나들며 이동하기 때문에 공해를 보호하는 일은 우리의 식량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죠. 바다에는 지구상 가장 신비로운 서식지가 있고, 거대한 고래부터 덩치 큰 문어, 자그마한 크릴까지 다양한 생물들이 천연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향유고래가 모리셔스와 세이셸 사이에 위치한 사야 데 말하 뱅크 인근 인도양에서 헤엄치고 있다. © Tommy Trenchard / Greenpeace

무분별한 어업, 자원채굴 등 인간의 파괴적인 활동으로 이 모든 것들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해의 30%를 보호구역으로 만든다면, 해양생물이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무분별한 개발 활동으로부터 산호초나 바다숲 같이 취약한 서식지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사야 데 말하 뱅크의 해초와 산호초. 사야 데 말하 뱅크는 마스카른 해저 평원의 일부로 인도양 모리셔스와 세이셸 사이에 위치해 있다. © Tommy Trenchard / Greenpeace

이번 글로벌 해양조약 합의는 국가간 이기주의를 뛰어넘어 자연 보호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우리는 분열된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국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뒤로 하고 해양 보호를 우선하는 강력한 조약에 합의했습니다.

글로벌 해양조약이 체결되기까지 길고도 험난한 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전 세계 바다보호를 위해 해양조약 체결은 시작일 뿐이며 이 조약이 바다에서 실현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린피스 자원봉사자 130명이 모로코 탕헤르에서 아랍어로 ‘해양보호구역, 지금!’ 이라는 해양보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가운데로 예술가 목타르 가일란이 폐플라스틱병 800개를 이용해 만든 고래 조형물이 놓여 있다. © Radouan Akalay / Greenpeace

조약 체결만으로 해양보호구역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조약에 서명한 국가들이 자국 국내법에 따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동의해야만, 즉 ‘비준’을 해야만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가능합니다.

글로벌 해양조약이 발효되어 30x3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내 최소 60개국이 비준해야 합니다. 2025년 유엔해양회의에서 글로벌 해양조약을 비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을 때, 2030년 내 바다의 30%를 보호하기까지 5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조약이 채택되고 나면 각국 정부는 자국으로 돌아가 조약 비준에 필요한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합니다.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낸 : 왼쪽부터 응고지 오구아(나이지리아), 주디스 카스트로(멕시코), 카이레야 라마냐(태국), 샤마 산두예아(모리셔스)

60개국이 조약이 비준되어야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여정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힘든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아직 남은 일이 많지만, 모두가 함께한다면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 미국 사무소는 뉴욕 UN본부에서 개최되는 제 5차 정부간 회의(IGC5)를 앞두고 뉴욕의 상징인 브루클린 다리에 ‘바다는 생명이다’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 POW / Green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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