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한민국의 미래 ②] 편하게 덕질할 수 있는 세상이 올까요?

인터뷰가 진행된 스튜디오에는 ‘정대만’이라고 적힌 LED 깃발이 등장했습니다. 정대만은 농구를 소재로 한 만화 슬램덩크 속 슈터 캐릭터의 이름이죠. 이날 인터뷰에는 ‘포기하지 않는 남자’, ‘불꽃 남자’라는 슬로건과 찰떡같이 어울리는 정대만 캐릭터의 팬이 참여했습니다. 자신도 정대만처럼 한 번 빠지면 끝까지 좋아하게 되는 성격이라고 소개하면서요.
그런데 이 깃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여러분들의 기억이 맞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간 국회 앞과 광화문 집회 등에서 빠짐없이 등장한 그 깃발입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었죠.
그린피스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아티스트들에 이어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어쩌다가 슬램덩크 캐릭터 팬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게 되었을까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으로 대한민국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들려줄 그린피스 직원 알리, 대학생인 한정혁님, 그리고 직접 정대만 깃발과 함께 민주주의의 현장에 있었던 이영걸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두려움보다, 내 옆의 사람들의 선한 마음이 더 기억에 남아요.
[그린피스와 시민이 함께한 1문 1답]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알리] 인도의 남부에 위치한 하이데라바드에서 온 알리입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한국에서 거주하며 대기 오염 문제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정혁] 저는 송파구에 살고 있는 대학생 한정혁입니다.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 접근성을 개선하여 어떻게하면 모두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많습니다.
[이영걸] ‘정대만’ led 깃발을 들고 다니는 이영걸이라고 합니다. 슬램덩크 정대만 캐릭터의 팬입니다.
Q. 다들 반갑습니다! 최근 사회에 있었던 여러 일들 중 어떤 것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알리] 계엄령이었죠. 그날 평소와 다르게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었는데, 갑자기 수많은 휴대폰 알림 때문에 눈을 떴어요. 해외에 있는 동료들과 가족, 친구들이 걱정하며 ‘조심해라, 안전하게 있어라’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더군요. 처음에는 왜 이렇게 많은 걱정의 메시지가 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한밤중에 뉴스를 읽기 시작하면서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말 무서웠어요.
[한정혁] 저도 계엄령이었어요. 주변 친구들 생각도 나고, 착잡한 마음도 들었어요. 그래도 아주 공포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었어요. 이전까지 계엄을 직접적으로 경험해 보지 않은 세대여서 그랬을수도 있고, 아니면 일상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힘을 믿어서 일 수도 있겠네요.
[이영걸] 계엄령 이후 집회에 나가며 본 시민들이 기억에 남아요. 처음 본 사람들의 친절, 대중교통 내에서 사람들이 모여 같은 곳으로 향하는 그림들이 참 기억에 남더라고요. 원래라면 각자의 마음속에서 흩어져 무관심으로 사라질 사회의 다양한 이슈가 모여 있기 때문에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좋았어요.
Q. 아무래도 계엄령은 정말 큰 사건이긴 했죠. 이후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셨나요?
[알리] 처음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와 같은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제가 한국 정치에 100% 익숙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느낄 수는 있었어요. 저는 시민들과 국회 앞으로 향했고,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건건 진정한 시민의 힘이 발휘된 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을 다시 민주주의의 길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영걸] 광장에 나가며, 선한 방향은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구나를 느꼈어요. 선결제라 불리는 나눔 문화도 있었죠. 서로를 위한 다양한 배려를 볼 수 있었어요. 여러 응원봉과 깃발을 본 것도 의미가 있다고 느껴요. 이미 사회 참여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이 아니라 아주 평범한 사람들, 문화 예술 분야의 팬이 목소리를 내는 건 더 많은 대표성을 가지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Q. 이제 2025년이에요. 어떤 고민을 안고, 어떤 세상을 꿈꾸시나요?
[알리] 요새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누어요. 2024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 중 하나가 되었죠.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산불이 발생하고 있고, 여러 지역에서 가뭄과 심각한 홍수가 이어지고 있어요. 연장선상에서, 저는 민주주의와 환경, 그리고 경제는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과 지구를 소수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지속가능한 경제가 필요하고, 기후위기가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수 있는 대표자가 있어야겠죠. 이를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민주주의는 아주 중요합니다.
[한정혁] 취업도 고민이죠. 회사마다 신입 대신 경력직만 뽑는다는 이야기도 있고, 취업 잘 되는 학과가 정해져있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다양한 공부를 하는게 아니라 취업에 맞추어 학과를 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느껴져요. 취업도 고민이지만, 무조건 취업이 제일 우선시되는 상황이 맞는지도 고민한 적 있어요.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이제는 강자만 살아남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의견과 다양한 사람들이 존중받고, 그래서 증오 없이 싸울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 생각해요.
[이영걸] 사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 이름이 쓰인 깃발을 다른 곳에 가지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정대만 캐릭터 생일 카페 같이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요. 그나마 일상으로 천천히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빨리 이 모든 일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도 끝내 조금 더 공정한 사회가 오기를 바라요. 캐릭터 정대만처럼, 포기하지 않는다. 그 의미를 사람들이 어려운 순간에도 기억해주길 바라요.
여러분들이 원하는 2025년은?
2025년 대한민국의 미래 시리즈, 어떠셨나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더 좋은 미래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대한민국. 두 편의 연재를 통해 우리는 시민이 바라는 더 좋은 사회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린피스는 민주주의의 확대와 기후 생태 위기의 극복, 더 살기 좋은 사회를 위한 활동을 2025년에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여러분들이 바라는 사회를 앞당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래 버튼을 눌러 그린피스와 함께 더 좋은 내일을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