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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 LNG 발전소 건설의 4가지 문제와 대안

글: Hans Choi
산업통상자원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이유로 LNG 발전소 6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RE100 이행은 물론, 미국과 유럽의 탄소세 도입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석탄보다 탄소발자국이 큰 LNG 발전소를 새로 6기나 짓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요? 재생에너지로는 정말 불가능한 걸까요? 그린피스가 이 문제의 쟁점과 대안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본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국가적 대형 프로젝트이자 국내 반도체 산업의 심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지금 이 사업 앞에는 아주 중요한 갈림길이 놓여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기를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 국가산단의 전력 수요를 가스발전소(LNG)를 건설하여 충당하려는 계획을 진행 중입니다. 발전 에너지원의 선택은 단순히 기술적인 차원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기후위기, 기업 경쟁력, 시민 건강,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무엇인지, 여기에 LNG 발전소가 들어서면 어떤 문제가 있을지, 그리고 대안으로서 재생에너지가 가능할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기후위기, 기업 경쟁력, 시민 건강,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기후위기, 기업 경쟁력, 시민 건강,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란 무엇인가요?

1. 탄소배출 폭증,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선택

LNG는 석탄보다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고 알려졌지만, 결코 친환경 에너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추출에서 운송, 사용 단계까지 모두 고려하면 석탄보다 탄소발자국이 크다는 코넬대의 최신 연구도 발표되었죠. 이렇게 문제가 많은 화석연료 LNG 발전소가 용인에만 6기가 건설될 경우,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될까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2030년부터 연간 배출량은 977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으로 인해 발생한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SCOPE 2, 946만 톤)을 초과하는 수치죠. LNG 발전소가 건설된다면 우리나라가 세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과 용인 국가산단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구분 온실가스
배출량
비고
삼성전자 DS부문 전 세계 사업장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946만 톤 2023년 기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977만 톤 2030년 전망

2. 수소 혼소는 대안이 아니다
정부는 LNG 발전소 건설 후에 ‘수소를 섞어 쓰겠다’며 일명, ‘수소 혼소’ 발전을 온실가스 배출 감축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정부 계획대로 2032년까지 수소 50% 혼소를 하더라도 탄소 감축 효과는 고작 21% 수준에 불과하며, 2050년까지 100% 수소 전소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기반 인프라(수소 생산, 저장, 운송 등)가 전무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현재 사용하려는 '블루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오히려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는 수소입니다. 즉, 실효성 없는 수소 혼소 전략은 기후위기 대응의 눈속임일 뿐이죠.

3. 주민 건강권 침해
LNG 발전소는 질소산화물(NOx)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배출합니다. 이 물질은 대표적인 1급 발암물질로, 기후솔루션의 분석에 따르면 경기도 전체에서만 가스 발전소로 인해 연간 최대 462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온 바 있습니다. 이런 발전소가 수도권 근처에 세워진다면 어떨까요? 용인 뿐만 아니라 동탄, 화성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은 심각하게 위협받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4. 삼성전자와 한국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
삼성전자는 2050년까지 RE100(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스발전 기반의 국가산단은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목표에 지장을 초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글로벌 고객사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은 이미 빠르게 재생에너지 전환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며, 삼성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공급망에서 제외될 리스크도 있습니다. 탄소 감축은 기업의 생존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고개를 돌리면 답은 이미 있다” — 태양광과 풍력으로 가능한 100% 재생에너지

그동안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에 대한 전력 공급 1단계 계획으로 가스 발전소 건설을 내세우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발전사 등과 함께 ‘전력공급 유관기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절차와 논의를 지속해 왔습니다. 그리고 결국 4월 29일, 산업부장관은 6기의 LNG 발전 사업에 대해 조건부 허가1를 해줬습니다. 그런데 정말 가스 발전만이 유일한 대안일까요? 재생에너지로는 안 되는 걸까요?

국내 기후단체인 기후솔루션과 그린피스는 전문 데이터 모델링 분석 기관인 플랜잇(PLANiT)에 의뢰하여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재생에너지로 경쟁력을 높이다’를 공동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용인 국가산단의 재생에너지 전환 시나리오를 분석한 국내 첫 연구죠.

이번 보고서는 한국에너지공단의 신재생에너지 백서(2020년)를 기반으로 용인 국가산단 인근 지역의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조사했습니다. 분석 결과, 용인 산단 반경 25km 이내 태양광 발전 잠재량은 66GW, 인천 및 충남 지역 20km 이내 해상풍력 잠재량은 11GW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3GW 규모의 신규 LNG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고 인근의 태양광과 해상풍력 자원을 활용할 경우, 재생에너지 전력을 100%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죠.

1 노후 유연탄 폐지 및 LNG 발전소 대체건설, 폐지되는 노후 유연탄 설비용량(500MW x 2기) 초과용량 건설 불가, 주기기 배치방식을 다축형으로 설치한다는 조건에 대한 사업자 동의 여부 확인 후 조건부 허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주변 태양광 발전 잠재량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주변 태양광 발전 잠재량
경기도, 인천 및 충청남도 지역 주변 해상풍력 잠재량
경기도, 인천 및 충청남도 지역 주변 해상풍력 잠재량

그뿐만이 아닙니다.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용인 국가산단에 입주하는 삼성전자에는 현재 정부가 계획 중인 신규 LNG 발전소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것보다,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이하 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을 통한 전력을 조달하는 것이 더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결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태양광·해상풍력·ESS(에너지저장장치) 조합을 활용한 PPA를 적용할 경우 현상유지보다 2.3조 원, 태양광 균등정산 PPA는 최대 30.5조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죠. 현재의 한국전력의 계통을 활용한 태양광 50% PPA 시나리오는 24.4조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확인됐는데, 여기에 100% 재생에너지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인증서(REC) 구매까지 고려할 경우에는, 비용 절감 효과는 19조 원로 줄어들었죠. 각 시나리오는 모두 LNG 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주민 건강 피해 등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지 않은 보수적 추정이었습니다. 이러한 요소를 고려한다면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편익도 추가로 늘어나겠죠?

산업부 앞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촉구하는 모습
산업부 앞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촉구하는 모습

정부와 기업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실은 얻으려면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은 다음과 같은 제안 합니다.

정부는?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LNG 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완화해 적절한 부지를 조성하며,
  • ESS(에너지 저장장치)와 송전망 확보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 용인 산단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구체적인 계획을 정부와 함께 세우고,
  • 그 실행 과정을 외부에 투명하게 공유하며,
  • 장기적으로는 PPA 기반 재생에너지 조달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재생에너지 기반의 탄소중립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실현 가능합니다.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재생에너지 기반의 탄소중립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실현 가능합니다.

탄소 기반 경제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으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 어떤 전력 에너지원으로 가동될지는 한국 산업의 미래와 기후위기 대응, 우리 모두의 건강과 삶이 걸린 중대한 선택입니다. 더 이상 국가산업단지 개발과 에너지 정책을 과거의 수도권 집중적이고 화석연료 의존적인 방식에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인근 지역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필요하다면 에너지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켜 지속가능성 키워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재생에너지 기반의 탄소중립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실현 가능합니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대한민국 위기를 해결하는 전환점으로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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