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의 ‘레드라인’, 이제 단 10년 앞으로
UN 사무총장 “도덕적 실패이자 치명적 태만” 일갈
최근 공개된 UN 보고서는 충격적입니다. 앞으로 단 10년 안에 인류가 기후위기의 레드라인을 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구 기후 시스템이 되돌릴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할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지구 온난화를 막지 못하는 것은 도덕적 실패이자 치명적인 태만”이라며 강하게 경고한 것도 바로 이 위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2018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UN 기후회의에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레드라인에 대한 중요한 경고가 나온 바 있습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안에 묶지 못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현실이 된다는 과학적 판단이 UN을 통해 공식 확인되었던 것이죠. 그 이후 국제사회는 1.5℃를 인류의 ‘기후안전선’으로 정했지만 우리는 점점 그 선에 근접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매년 UN 주도로 열리는 기후총회(COP)에 모여 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제30차 기후총회(COP30)가 브라질 아마존의 도시 벨렘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고, 한국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 기후총회 COP30 핵심 하이라이트 TOP 5
1️⃣ ‘글로벌 무치랑(Global Mutirão)’ 선언문 채택
이번 기후총회는 ‘글로벌 무치랑’ 결정을 통해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강화
2035년까지 기후 적응 재원을 현재보다 3배 확대
라는 중요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또한 선주민(원주민)의 대표성과 발언권이 강화되고, 아마존을 비롯한 숲 보호의 중요성이 국제적 의제로 부상한 점은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인도 등 일부 국가의 반대로 인해 화석연료 단계적 전환 로드맵이 최종 문서에서 제외되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2️⃣ 각국 대표단을 압도한 화석연료 로비스트… 한국의 상황은?
이번 기후총회에서도 수많은 화석연료 로비스트가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글로벌 연대체인 Kick Big Polluters Out 분석에 따르면 1,600명 이상의 화석연료 관련 로비스트들이 공식 배지를 받고 참석했습니다. 이는 개최국 브라질을 제외하면 어느 국가 대표단보다도 많은 규모입니다.
한국도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기업과 관계기관들이 로비스트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이 화석연료 산업과의 연결 고리를 완전히 끊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합니다.
3️⃣ 한국의 NDC(온실가스 감축목표) 발표
한국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2018년 대비 2035년까지 온실가스 53~61% 감축이라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최대 61% 감축’이라는 수치는 겉으로 보면 국제적 요구에 부응하는 듯 보이지만, 하한이 53%인 점은 실제 정책 수준이 이에 맞춰질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나아가 61%라는 수치조차 과학계와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1.5℃ 지구 한계선의 최소 요구치라는 점에서 여전히 충분하지 않습니다.
4️⃣ 한국, 아시아 두 번째로 ‘탈석탄동맹’ 가입
긍정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한국이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탈석탄동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 PPCA)에 가입했습니다.
탈석탄동맹은 회원국들에게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 지원 중단을 요구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도 공적 금융을 통한 국내외 석탄 및 가스 등 화석연료 사업 지원을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탈석탄 시점도 과학적 기준에 맞게 2030년으로 더 앞당겨야 합니다.
5️⃣ ‘열대우림 영구기금’ 출범… 한국은 불참
브라질의 주도로 53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힌 열대우림 영구기금도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불참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 기금은 열대우림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금융 메커니즘이지만, 운영 방식에 대한 국가별 의견 차이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 희망은 존재합니다
상징성이 큰 COP30—아마존 개최, 파리협정 10주년—이라는 기대와 달리 전체 성과는 아쉽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한국 역시 매년 발표되는 ‘기후변화 대응지수’에서 하위권(아래에서 5번째)에 머물며 국제적 위상을 높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회의장 안팎에서 희망은 분명 존재했습니다.
✦ 선주민의 용기 있는 행동
아마존 파괴 중단을 요구하며 회의장에 진입해 강력히 항의한 선주민들은 “당사자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각인시켰습니다.
✦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의 기부와 행동
COP 개막을 앞두고 글로벌 슈퍼스타 빌리 아일리시는 “억만장자들은 지구를 위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하며, 무려 1,150만 달러(약 165억 원)를 기후정의와 식량 지원 활동 등에 기부했습니다.
✦ 한국 시민들이 만든 기후·사회 문제 해결 아이디어
그린피스와 50여명의 시민들이 최근 개최한 정책 아이디어 캠프에서는 우리 마을의 사회문제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83개의 솔루션이 등장했습니다. 그린피스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 제안들을 주요 정치인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 그린피스는 지금도 시민과 함께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용인에서는 가스발전소 건설을 막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함께하고,
산불·수해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공동체 복원을 돕고 정치권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경북 의성에서는 대규모 산불 피해를 입은 고운사의 자연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산림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같은 시민들의 참여와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위기의 시대에도 희망을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응원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