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착한참치야!
2012년 9월, 그린피스가 ‘참치 통조림의 숨겨진 비밀’ 보고서를 통해 처음 참치를 잡는 방식중 하나인 집어장치(FAD: Fish Aggregation Device)란 용어를 사용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리둥절했습니다. 처음 들어본 단어라 생소한 면도 있었고,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참치캔의 참치가 어떻게 잡히는지 생각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 부분에 관심을 환기시키고, 문제 인식을 높여 기업이 변화하도록 매듭을 만드는 일이 바로 그린피스 몫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참치를 위한 요구, 캠페인의 시작
그린피스는 2012년 국내 참치캔 기업 3곳의 지속가능성을 평가, 비교하며 보고서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참치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세계적인 원양 강국인 한국에서 참치캔 용으로 잡아들이는 가다랑어의 수는 어마어마 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참치를 잡는 어업 방식입니다. 파괴적인 어업방식이라고 불려지는 집어장치는 최대 축구장 70배의 크기의 그물을 드리워 작은 참치 치어, 돌고래, 거북이등 다른 해양생물을 혼획, 즉 함께 잡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린피스는 전세계 기업에 집어장치를 사용하지 않을 것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잡은 참치캔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라는 요구를 해오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영국을 시작으로 캠페인을 벌인 결과 영국, 캐나다, 호주, 미국 등에서는 지속가능한 참치캔을 출시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이듬해인 2013년 ‘한국에는 없는 착한 참치’ 보고서를 발간하고, 해양생태계가 지속가능한 방식의 어업활동으로 만든 착한 참치캔을 시장에 공급하도록 국내 업체들에게 계속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참치캔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의 목소리는 기업의 변화를 일구는 핵심축입니다. 소비자인 시민들에게 참치를 잡는 방식에서 일어나는 파괴적인 대한 진상을 알리고, 착한 참치캔을 공급하도록 기업에게 요구하여 소비자의 권리를 찾도록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그린피스는 길거리와 온라인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집어장치의 문제와 지속가능한 참치캔을 위한 소통을 해나갔습니다. 또한 녹색소비자 연대와 함께 추석을 맞이하여 국내 기업들에게 ‘착한 참치 선물세트’를 요구했습니다.
국내 시장에 착한 참치 첫 출시!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 10월, 드디어 한국에 착한 참치, 집어장치를 사용하지 않은(FAD-FREE) 방식의 참치캔이 출시되었습니다. 이 참치캔은 채 낚기, 즉 폴앤라인(Pole and line) 어획 방식으로 잡은 참치로 만들어 졌습니다. 채 낚기는 몰디브, 인도네시아 등 도서 국가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으로, 그물을 사용하지 않고 낚시대로 가다랑어를 한 마리씩 낚아 올리는 방식입니다. 이는 소규모로 목표종만 잡기 때문에 집어장치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인 혼획을 피할 수 있는 대안적인 어업 방식으로, 해양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또 도서국가 어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그 이윤을 나눌 수도 있어 다양한 측면에서 상생도 꾀할 수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착한 참치캔 출시는 매우 의미 있고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이제 한국의 소비자들도 친환경적인 참치캔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착한 참치캔의 첫 출시는 아직 걸음마에 불과하겠죠. 우리나라 대표 참치캔을 생산하는 기업인 동원, 사조, 오뚜기 등도 소비자들의 요구와 친환경 상품 필요성, 세계적인 변화 흐름에 발맞춰 지속 가능한 참치캔 상품을 만들어 국내 소비자들이 친환경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그 선택의 범위를 넓혀 기업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 2위 참치 조업국, 책임과 노력은 이제부터 시작
바다는 항상 무한한 자원으로 가득 차있을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사실 무분별한 어업활동으로 바다는 텅 비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은 참치어획량에 있어 세계 2위로, 보다 책임감 있는 원양강국이 되기 위해 바다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조업을 해야 합니다. 또한 미래 세대에게 소중한 수산자원을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 우리도, 현명한 소비자로서 지속 가능한 참치캔을 소비하고, 또 기업에서 생산 공급하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