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소식

Greenpeace Korea | 그린피스

참여하기

최신소식 해양
3분

[오션디펜더 이야기 (1)] 주인 없는 바다에도 보호가 필요할까요?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펭귄이 뒤뚱거리는 남극과 북극곰의 집이 되어주는 북극, 신비한 버뮤다 삼각지까지 많은 이들이 바다를 사랑하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바다 보호를 위해 선뜻 행동에 나서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 모인 40명의 오션디펜더들은 ‘바다를 사랑하기 때문에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인도네시아 코모도 국립공원 바닷속을 유영하는 대모거북(Hawksbill Turtle)<인도네시아 코모도 국립공원 바닷속을 유영하는 대모거북(Hawksbill Turtle)>

전 세계 바다의 3분의 2는 어느 국가의 소유도 아닌 공해(公海)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21세기인 지금도 이 드넓은 바다가 기업의 파괴적인 착취와 개발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바다는 최소한의 보호 장치도 없이 마구잡이로 자원과 생명을 빼앗겨왔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2020년, 유엔(UN)에서 이 공해를 보호할 수 있는 최초의 법 ‘해양조약’을 제정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조차도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이 자국의 개발 이익만을 따지면서 해양 보호를 위한 조약 마련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대놓고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린피스는 사람들의 힘을 모아 각국의 정부에 해양 보호를 지지해달라고 요구합니다. 바로 바다를 수호하는 사람들의 모임, 오션디펜더(Ocean Defender)와 함께 함으로써요. 누구나 바다를 사랑하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바다 보호를 위해 선뜻 행동에 나서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 모인 40명의 오션디펜더들은 ‘바다를 사랑하기 때문에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오션디펜더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어요?

<그린피스 오션디펜더>

그린피스 오션디펜더 양지선님
<그린피스 오션디펜더 양지선님>

안녕하세요!

저는 오션디펜더 양지선이라고 합니다.

저는 어릴 적에는 내륙 도시에 살아바다와 가까이 지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매년 여름휴가철이면 어김없이 부모님께서는 이모가 계신 부산 앞바다에 데려가 주시곤 했습니다. 동생과 신나게 물놀이를 하면서도 한 번도 해양 쓰레기에 대한 걱정은 해본 적이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시원한 파도와 뽀얀 모래가 가득한 바다에서 한바탕 놀고 나면, 치킨집을 하시던 이모가 맛있는 치킨 한 마리를 내주셨는데 꿀맛이었죠.

하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찾은 이모 집 근처 바닷가는 예전과는 달랐습니다. 사람도 빽빽했고 바닷가에는 쓰레기가 가득해서 눈살이 찌푸려지곤 했습니다.누구나 이런 경험 한 번씩 있으시죠? 저는 이런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이번 오션디펜더 활동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오션디펜더는 한국 정부가 유엔 해양조약의 제정을 ‘지지’하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직 우리 정부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고 있지는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양 생태계 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우리 정부도 절실히 느끼고 있지만 해양 자원과 경제 논리 앞에서 뚜렷하게 입장 정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뚜렷한 입장이 없는 상황이라면 더욱더 오션디펜더의 활동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널리 알리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올해 5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워크숍, 소모임 등의 활동을 통해 한국 정부가 유엔 해양조약 제정을 지지하는 의사를 표명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바다보호 캠페인을 알리고 더 많은 사람이 참여를 촉구하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한 목표입니다.

사람들이 바다를 착취하거나 무관심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바다와 인간을 공존하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 그래서 더 많은 시민과 각국 정부의 활동을 통해 바다보호 체계가 마련되는 것, 궁극적으로는 바다가 인간의 손에 의해 오염되기 이전의 모습을 되찾는 것. 그게 제가 오션디펜더가 된 이유입니다.

그린피스 오션디펜더 이현주님
<그린피스 오션디펜더 이현주님>

안녕하세요.

저는 그린피스 오션디펜더에서 활동하는 23살 대학생 이현주입니다. 동물과 환경에 관심이 많아 여러 강의와 캠페인 등에 참여를 했습니다. 특히 그린피스의 남극보호 캠페인과 기후행진에 참여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게 됐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시민이 환경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생물에게 피해를 준다는 글을 보고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을 이미 실천하고 있지만 이렇게만 한다고 해서 바다가 보호가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그린피스 오션디펜더를 모집한다는 메일을 보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 혼자가 아니라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힘을 모아서 한다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왜 오션디펜더는 바다를 지키기 위해 ‘보호구역’을 지정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요?

그 대답을 하기 전에 우리 바다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첫 번째로 기후변화입니다. 인간은 산업혁명 이래로 끊임없이 땅속에서 파 올린 화석연료를 사용해왔습니다. 그 결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과 남극이 녹으면서 북극곰, 펭귄 등의 생물들의 서식지 면적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곧 먹이를 구하고 번식을 하는 문제와 직결되어 이들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두 번째 석유 시추입니다. 석유 기업은 석유 탐사를 위해 바닷속에서 공기총을 발포하는데 이때 여객기를 운항할 때보다 더 큰 소음이 난다고 합니다. 고통은 해양 생물의 몫이죠. 특히 이 공기총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청각이 예민한 고래라고 합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전자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희토류를 채굴하기 위해 거대 기계들이 심해에까지 침투했습니다. 외부 자극에 취약하고 성장이 느린 심해 생물들은 쉽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습니다.

세 번째 플라스틱 문제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양은 1982년 이후 최근까지 10배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인간이 편리하다고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쓰레기가 되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이를 먹이로 착각한 해양 생물들의 목숨을 위협합니다. 바다와 해양 생물들의 플라스틱 오염은 해안가에 사는 지구상 1억 명의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네 번째, 바로 어업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6대 어업 국가 중 하나입니다. 거대 어선들은 특정 생물을 포획하기 위해 커다란 망을 이용해 해저부터 바다를 싹쓸이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래, 상어, 바닷새까지 수많은 다른 어종이 함께 목숨을 잃습니다. 이대로 마구잡이로 자원을 쓸어오다 보면 결국 남게 되는 자원은 점점 더 적어지고, 수산물의 가격이 올라 시민에게 피해가 갈 뿐만 아니라 어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생계도 어려워질 것입니다.

오션디펜더가 ‘해양보호구역’을 요구하는 이유는 보호구역이 끊임없이 착취되고 있는 바다를 인간의 탐욕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인간 활동이 줄어든 평온한 바다 속에서 해양 생물들은 개체수를 회복하고, 다시 이전의 모습을 차근차근 되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의 바다를 위해, 여러분의 목소리를 통해 유엔 해양조약에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그린피스 오션디펜더<그린피스 환경감시선 레인보우워리어(Rainbow Warrior)호가 지중해를 항해하고 있다. >

오션디펜더는 12월까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소식을 전할 예정입니다. 오션디펜더의 용기있는 행동을 지지해 주세요. 그리고 바다보호를 위한 여러분의 목소리를 더해 주세요!

바다보호 캠페인 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