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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극한의 폭염 뒤엔 ‘슈퍼 엘니뇨’가 있다

글: 애런 그레이블록 기후 정책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역대급 폭염 예고: 미 해양대기청(NOAA)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강력한 슈퍼 엘니뇨 발생을 공식 경고했습니다.
●1.5°C 마지노선 위협: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한계선 돌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후재난 리스크: 전 세계적인 가뭄, 식량 가격 폭등은 물론 국내에도 폭염과 기상이변을 몰고 올 수 있습니다.
●지금 행동해야 할 때: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화석 연료 퇴출과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가 시급합니다.

기후재난 대응 함께하기

또 한 번의 역대 가장 뜨거운 여름이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와 내년이 그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예측인데요. 엘니뇨 현상이 공식 확인되면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발생하고 글로벌 식량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매우 강한(very strong)’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지구가 뜨거워진 상태에서 이 자연적인 기후 현상이 가져올 파급 효과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지난 11년이 관측 사상 가장 뜨거웠던 시기로 기록된 가운데, 올해 발생한 엘니뇨는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발달하여 파리협정의 제한 목표인 지구 평균 기온 1.5°C 상승 한계를 일시적으로 넘어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세계 기후 지표(Indicators of Global Climate Change)’ 보고서에는 지구 기온이 10년마다 약 0.27°C씩 높아지며, 사상 최고 속도로 가열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온난화는 주로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2026년 본 기후변화 회의(Bonn Climate Change Conference)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1.5°C를 지키기 위한 탄소 배출 허용 총량(탄소 예산)이 이제 약 3년밖에 남지 않았으며, 지구가 더 빠르고 뜨겁게 가열됨에 따라 2030년경에는 장기적으로 1.5°C 기준선을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재생에너지와 기후 정책이 기후위기를 늦출 수 있을까?

다행히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전문적인 내용이지만 귀 기울여볼 만합니다. 학계가 최근 새로운 글로벌 배출 시나리오를 설명하면서, 과거 예측했던 기후위기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제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새로운 고배출 시나리오의 배출량은 과거의 예측치보다 낮아졌으며, 이에 따라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기온이 약 4.5°C 상승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사실상 폐기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각국 정부의 친기후적 정책 선택과 2015년 파리협정 체결 이후 이루어진 재생에너지의 폭발적인 확대 덕분입니다.

그러나 세계의 대표적인 기후 변화 부정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소식을 환영하기는커녕 과학자들이 "틀렸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트럼프가 기후 과학을 왜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 발언은 보수 언론들을 통해 확산되며 기후 과학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데 이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 외에도 과학자들은 석탄, 석유, 가스 등의 연소로 인한 온실가스가 배출량을 토대로 미래 기후를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왔습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를 낮추고 예상 기온 상승을 완화하고 있는 건 반가운 소식이지만, 극단적인 온난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긍정적 정치 신호들, 하지만 신속히 행동해야 할 때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인류가 여전히 2100년까지 평균 2.3°C에서 2.5°C의 온난화를 향해 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COP30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앞두고 각국 정부가 제출한 최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역시 1.5°C 목표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이 NDC를 모두 합치도 2035년까지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을 12% 줄이는 데 그치는데, 이는 2019년 대비 필요한 글로벌 감축량인 6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COP30에서 광범위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화석 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위한 로드맵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그 이후 2026년 4월 콜롬비아 산타마르타에 57개국이 모여 화석 연료 사용을 종식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는 명확한 정치적 기류 변화와 더 큰 변화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이러한 전환의 흐름은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공급 충격으로 인해 더욱 강한 추진력을 얻었으며, 의도치 않게 전 세계 재생에너지 붐을 ‘공급 과잉 수준으로 가속화(supercharging)’ 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향후 5년간 지구 기온이 역대 최고 수준이거나 그에 근접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2026년 5월은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뜨거운 5월로 기록되었습니다.

엘니뇨의 영향: 기후재난 리스크

기후 변화로 인해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더 자주, 더 심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엘니뇨의 발달은 이미 불안정한 대기 시스템을 더욱 뒤흔들 수 있습니다. 엘니뇨는 보통 남미 남부, 미국 남부, 아프리카의 동북부 일부 지역, 중앙아시아의 강수량을 증가시키는 반면, 중앙아메리카, 남미 북부, 카리브해, 호주, 인도네시아, 남아시아 일부 지역에는 건조한 기후를 몰고 옵니다.

엘니뇨는 변화무쌍하고 복잡하기로 악명 높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뜨거워진 지구라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어 심각하고 예측 불가능한 날씨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엘니뇨 기간 동안 발생하는 가뭄은 또 다른 위험 요소로, 농업에 타격을 주고 작물 고사, 식량 가격 폭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남사하라 사헬 지대, 아프리카 남부,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 지역에 위험을 경고하고 있으며,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전역의 농업 가뭄 리스크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해양 온난화와 지구 에너지 불균형

UN의 제3차 세계 해양 평가(World Ocean Assessment, WOA) 보고서에서는 우리 바다가 과도한 개발, 오염, 그리고 가속화되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WOA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은 화석 연료 연소로 발생한 과잉 열의 90% 이상, 이산화탄소의 30%를 이미 흡수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1955년 이후 수온 총 증가량의 약 16%가 2018년 이후 불과 몇 년 사이에 발생했다는 사실입니다. 잉여 열이 계속해서 바다에 축적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WOA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가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러한 데이터는 기후위기가 잠재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본 UN 회의의 ‘세계 기후 지표(IGCC)’ 발표 세션에서도 논의되었습니다.

지구 기후 시스템에 열이 얼마나 빨리 쌓이는지 측정하는 '지구 에너지 불균형(Earth’s Energy Imbalance, EEI)' 데이터를 보면, 이 불균형이 최근 수십 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기후위기의 핵심 원인입니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한다면 이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평균 기온 역시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현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로드맵

IGCC 데이터는 기후 변화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유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다음 보고서 주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IPCC는 2026년 10월에 제7차 평가보고서(AR7)의 최종 완료 시기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지난 다섯 차례의 IPCC 회의에서 각국은 이 중요한 3부작 평가보고서의 일정 조율을 두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는 2028년 중반까지 AR7을 완료하여 제2차 전지구적 이행점검(GST2)에 반영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부의 다음 기후 목표가 최신 IPCC 보고서에 기반을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AR7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중대한 질병의 진단을 미루는 것과 같습니다. 기후의 안정성이 빠르게 무너질수록, 치료는 더 어려워지고 비용은 더 많이 들 것입니다.

2023년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의 제1차 전지구적 이행점검에서 전 세계는 화석 연료로부터의 전환과 2030년까지 산림 벌채 및 황폐화를 종식하는 것에 합의했습니다. 이 역사적인 결정들은 지구 온난화를 1.5°C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의 핵심 축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조치는 시급성에 비해 여전히 뒤처져 있으며, 이는 태평양 도서국과 같이 기후에 취약한 국가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을 기후 피해에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본 회의를 비롯한 여러 장소에서 우리는 행동의 과학적 근거를 흔들려는 시도를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권고 의견과, 정부가 지구 평균 기온 상승률을 1.5°C로 제한해야 하는 법적 의무에 정책을 맞추도록 촉구한 유엔 결의안이 채택되었음에도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린피스 호주 태평양 지부가 화석 연료로부터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태평양 주도의 비전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 후, 마셜제도 기후특사인 티나 스테게(Tina Stege)는 본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법적, 과학적 증거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1.5°C 목표가 의심받고 과학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3°C 상승에도 적응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은 태평양 지역을 희생 구역으로 선포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직면해야 할 현실입니다. 특히 기온이 계속 치솟고 엘니뇨가 다가오면서 우리 기후가 1.5°C 한계선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오늘과 내일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입니다. 그 어떤 수준의 온난화도 안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과 산림 보호와 같은 정치적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인류를 보호하고 장기적인 기후 및 에너지 안정을 구축하는 공정하고 신속하며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국가별 화석 연료 퇴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난 수십 년간의 온실가스 배출을 되돌리거나, 엘니뇨의 형성 또는 미래의 온난화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아이들에게 더 안정적인 기후를 물려줄 수는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급격히 가속화되고 그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지금, 우리는 인류와 지구 모두를 위해 시급성을 갖고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의 미래가 바로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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