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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지키는 해양보호구역의 효과: 실질적 변화와 성공 사례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현재 공해에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구역은 1.2% 도 되지 않으며, 어업, 과학실험, 관광 등 일체의 인간 활동을 불허하는 절대보전해역은 공해의 단 0.8%에 불과합니다. 바다를 보존하고 보호하기 위해 해양보호구역을 늘려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지만, 해양보호구역은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고 바다가 되살아나는 걸까? 의문이 생기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실제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후 생태계가 활력을 되찾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세 가지 해외 사례를 소개하려 합니다.

상어가 돌아오다, 호주 애쉬모어 리프 해양공원

애쉬모어 리프는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와 같은 곳입니다. 어부의 전통 낚시나 제한된 구역에서의 생계를 위한 낚시만이 허용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불법 어업이 성행하고 있었습니다. 2004년, 호주해양과학연구원에서는 애쉬모어 상어의 일부 종이 사라졌고 개체수가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상어가 사라지자 전체 생태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는데요.

이에 호주 정부는 불법 어업에 대처하는 강력한 규제를 만들게 됩니다. 2008년부터 국경수비대 선박이 상시 주둔하며 애쉬모어 리프를 어업이 불가능한 절대보전해역으로 철저하게 관리한 것이죠. 이후, 약 4년간 260척에 달하던 불법 어선은 현저히 줄었으며 2017년에는 단 3척만 적발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04년에 비해 2016년에는 그레이리프 상어가 4.5배 이상 관찰되었고, 뱀상어, 대서양수염상어와 같은 다양한 상어종도 추가로 발견되었습니다. 상어가 다시 애쉬모어 리프로 돌아온 것입니다.

현재 애쉬모어 리프 해양공원의 대부분은 IUCN (세계자연보전연맹,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분류에 따라 해양생물에 대한 보호 정도가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하는 절대보전해역(Sanctuary Zone)에 속합니다.

주민들이 만든 보호구역, 멕시코 카보 풀모 국립공원

멕시코의 카보 풀모 국립해양공원은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어류, 갑각류, 연체동물, 조류, 해양 포유류의 서식지였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남획, 무책임한 관광 등의 이유로 원래의 모습을 잃어가기 시작했는데요. 어류 개체수가 줄어들고 해양 생태계는 붕괴되었습니다.

카보 풀모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주민들은 정부에 로비 활동을 벌였고, 국제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1995년 카보 풀모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해당 구역의 35%를 어업 금지구역으로 설정했고, 주민들은 카보 풀모의 전 해역을 사실상 수산자원 채취가 되지 않는 절대보전해역으로 지켜나갔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09년, 크게 망가졌던 해양이 원래 모습으로 회복되었습니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총 어류 생물량이 460% 이상 증가했고, 최고 포식자의 생물량은 10년 동안 11배까지 증가했으며, 포식 어류종의 생물량은 연간 20%씩 늘어나 총 4배가 증가했습니다. 해양생물의 종다양성이 증가했다는 사실도 밝혀졌죠.

카보 풀모 국립공원의 해양보호구역 지정은 자발적으로 어업을 중단하고 생태계를 위해 힘쓴 지역 주민의 역할이 컸습니다. 카보 풀모 국립공원 사례는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어업을 개선하는 동시에 관광 산업을 통해 지역 경제까지 살릴 수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파괴적인 어업에 종사하는 대신, 지속가능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수익을 얻게 된 것입니다.

스필오버 효과, 미국 채널 제도 국립해양보호구역

채널 제도의 국립해양보호구역에는 다양한 멸종 위기 생물종이 서식합니다. 혹등고래를 포함한 해양 포유류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곳이죠. 이곳은 어획이 완전히 금지되는 11개의 보호구역과 제한적으로 어류 포획이 허용되는 2개의 보존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과학자들은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바다와 그 안의 생태계가 나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과거 무분별하게 남획된 일부 종의 경우 어류 밀도와 생물량이 모두 증가했으며, 해양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시마 숲의 지속적인 확장이 관찰되었습니다. 볼락과 같은 남획 어류의 평균 생물량이 해양보호구역 지정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점도 중요하죠.

또한,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시 랍스터는 19세기 후반 상업적 어업 등으로 급감했고, 랍스터의 평균 크기와 수명도 줄었습니다. 다행히 해양보호구역 지정 이후 이곳의 가시 랍스터 개체수가 증가했죠. 또한, 해양보호구역 지정 후 이 구역 인근의 어획량이 약 225% 증가했고, 어업 활동 또한 25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더불어, 가장 눈에 띄는 사실은 보호구역 외부의 변화입니다. 해양보호구역이 지정되면 어부들이 자연스럽게 비보호구역에서 어획을 할 것이고 외부 구역의 어류 양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곤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해양보호구역 외부에서도 어류가 증가함을 확인했는데요. 이처럼 해양보호구역 외부에도 그 효과가 확산되는 현상을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라 합니다.

해양보호구역은 우리가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실제적인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위의 세 가지 사례뿐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만, 미국 하와이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국립기념물, 스코틀랜드 람라쉬만, 남극 로스해의 사례에서도 우리는 해양보호구역의 강력한 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글로벌 해양조약을 통해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하자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60개 이상의 국가가 비준을 마쳐야만 글로벌 해양조약은 비로소 발효될 수 있죠.

대한민국 정부가 공해보호를 위한 책임을 가지고 빠르게 비준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주세요. 바다를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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