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북해 유전 3곳 ‘불법’ 판결! – 시민들의 승리
최근 노르웨이 법정에서 그린피스 노르딕과 환경단체 ‘네이처 앤드 유스’가 노르웨이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보르가팅 항소법원이 노르웨이 정부가 승인한 북해의 3대 주요 유전 개발이 불법이라고 최종 판단한 것입니다. 이 판결은 단순히 세 개의 유전 개발을 멈추는 것을 넘어, 정부가 화석 연료 정책을 수립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강력한 결정입니다.
이 소송은 2024년, 노르웨이 정부가 북해에 Breidablikk(브레이다블리크), Yggdrasil(이그드라실), Tyrving(티르빙) 3개 대형 유전의 개발을 허가하며 시작되었습니다. 그린피스와 청년 환경단체 ‘네이처 앤 유스’는 정부가 이들 유전의 개발 및 운영 승인을 내줄 때 법적으로 요구되는 ‘환경 영향 평가(EIA)’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음을 지적했습니다.
노르웨이 정부는 환경 영향 평가 시 유전에서 추출된 석유와 가스가 노르웨이 국경 밖으로 수출되어 최종적으로 연소될 때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도적으로 배제했습니다. 정부는 추출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영향만 평가하면 된다고 주장했지만, 그린피스는 석유와 가스가 연소되며 발생하는 공급망 배출량(Scope3)이 프로젝트 전체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약 95%) 반드시 평가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보르가팅 항소 법원의 최종 판결: 승인 절차의 무효화
2024년 1월, 오슬로 지방 법원은 그린피스와 청소년 활동가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노르웨이 정부가 이에 항소하면서 보르가팅 항소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11월 15일, 노르웨이법원은 다시 한 번 시민들과 그린피스의 손을 들어주며 다음과 같은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노르웨이 정부가 유전개발 사업을 허가함에 있어 전체 기후 영향, 즉 석유와 가스가 연소될 때 발생하는 배출량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것은 법률 위반에 해당하며, 따라서 해당 유전 3곳에 대한 개발 승인은 절차적인 하자로 인해 무효라고 선언했습니다. 이 결정에는 EFTA(유럽자유무역연합) 법원이 본 사안의 해석을 위해 노르웨이 항소법원이 요청한 법률해석에 대해 “수출된 연소 배출량 역시 프로젝트의 ‘영향’에 포함되어 평가되어야 한다”고 내린 자문 의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2025년 10월, 유럽인권재판소(ECtHR) 역시 위 개발 승인의 근간이 된 노르웨이 정부의 해양 탐사·생산 권리(라이선스) 부여 관련 소송(석유생산 라이선서 부여는 생명권 등 인권침해)에서 정부가 노르웨이 외부에서 발생하는 석유·가스 연소로 인한 기후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해, 국가의 평가 의무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 승리가 갖는 3가지 중대한 의미
이번 판결은 단순한 법적 공방의 승리를 넘어, 기후 변화 대응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합니다.
전 세계적 기후 영향에 대한 법적 책임: 노르웨이 정부는 이제 자국에서 생산된 화석 연료가 해외에서 타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고 이를 평가해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는 모든 화석 연료 수출국들에게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이 판결은 노르웨이를 넘어 유럽의 다른 모든 국가들에게도 강력한 선례가 됩니다. 정부가 화석 연료 프로젝트를 승인할 때는 반드시 기후 변화의 전체적 영향을 포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법적 기준이 확립된 것입니다.
초대형 석유 및 가스 개발 사업의 제동: 이 판결로 인해 총 8억 7,500만 배럴에 달하는 석유 환산량을 가진 유전 프로젝트의 개발 및 생산 활동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는 노르웨이의 화석 연료 확장에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미래 세대의 법적 승리: 청년 환경 단체가 참여한 이 소송의 승리는, 정부가 단기적인 경제 이익보다 장기적인 기후 안정과 미래 세대의 권리를 법적으로 우선해야 한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그린피스 노르웨이 사무소의 프로데 플레임 지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안도감과 기쁨을 느끼지만, 놀랍지는 않습니다. 최근 기후 관련 법원의 판결들을 보면, 기후위기가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점뿐만 아니라 국가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기후 피해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이제 너무나도 명확해서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다행히 전 세계의 판사들도 이를 깨닫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기후 위기에 맞서 싸우는 시민들과 미래 세대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와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린피스는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시민들과 함께 지구를 위한 변화를 만들어갑니다. 더 큰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