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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의 상처가 생명으로 거듭나기까지” - 고운사 자연복원 시민과학자 프로젝트 1차 활동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 30초 요약
  • 4월 12일, 고운사 시민과학자 프로젝트 1차 활동 개최
  • 식생 및 조류 전문가와 함께 활동하며 29명의 시민과학자가 조류팀과 식생팀으로 나뉘어 약 3시간의 활동 진행
  • 식생 89종, 조류 18종 발견하며 경이로운 자연에 감동한 경험이었다는 소회 나눠

지난 3월, 자연 복원을 기록하는 시민과학자들의 첫 만남 ‘고운사 자연복원 시민과학자 프로젝트’ 발대식 기억하시나요? 드디어 지난 4월 12일 일요일, 30여 명의 시민과학자들이 경북 의성 고운사 일대에 모여 첫 번째 현장 조사의 발걸음을 뗐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4월부터 6월까지 매달 자연의 회복을 기록하게 될 시민과학자들의 1차 활동 현장을 전해드립니다.

 

"함께 안전하게, 즐겁게, 정확하게"

봄 꽃이 설렘을 가득 안고 피어나는 계절, 시민과학자들이 자연 복원에 대한 기대감, 기록에 대한 열정, 그리고 자연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안고 고운사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활동 시작에 앞서 오늘 조사의 목적과 주의 사항을 듣는 시간을 갖고,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산악 구조사의 지도 아래 다 함께 스트레칭을 하며 굳어있던 몸을 풀었습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이날 조사는 식생 1팀(이규송 교수팀)과 조류 2개 팀(기경석 교수팀, 최세준 박사팀)으로 나뉘어 약 2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상쾌한 봄 공기를 들이키며 우리는 기록 장비를 챙겨 숲으로 향했습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숲의 소리를 따라, 다시 돌아온 생명을 만나다” - 조류 팀

조류1팀은 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를 나누고, 이 활동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산불 이후 숲의 변화를 직접 보고 싶어서', '자연의 회복 과정을 기록하는 데 기여하고 싶어서', 혹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다양한 이유들이 모였습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본격 탐사를 나서기 전, 쌍안경을 보는 법을 배웁니다. 익숙하지 않은 도구지만 이를 통해 숲 속 작은 움직임과 소리를 더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조류 도감을 확인하고 발견한 조류를 야장(기록지)에 기록하는 방법도 설명 들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탐사할 준비 완료 입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몇 발자국 채 떼기도 전에 새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시민과학자들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모으고 쌍안경으로 그 주인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움직이는 작은 새를 포착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마침내 렌즈 안에 새의 모습이 또렷하게 들어온 순간, 곳곳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습니다.

©박춘성,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검은머리방울새였습니다. 노란 몸에 검은 머리, 그리고 꼬리 끝의 V자 무늬가 특징인 새입니다. 겨울 철새인 검은머리방울새는 산불 이후 회복되고 있는 사찰림에서 씨앗을 먹으며 다음 이동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고운사의 새들을 발견한 조류팀은 도감을 펼쳐 우리가 관찰한 새의 특징과 이름을 확인하고, 이를 야장에 기록했습니다. 2개 팀으로 운영된 조류 활동에서는, 각 11종과 13종의 새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고운사 사찰림이 회복되는 과정 속에서, 다시 생명들이 이곳을 찾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박춘성,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 (왼쪽 상단부터 오른쪽 하단 순서로) 큰유리새, 큰유리새, 방울새,  동고비, 알락할미새, 쇠딱따구리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초록빛 생명의 이야기” - 식생 팀

식생팀은 강원대학교 이규송 교수의 안내를 받으며 고운사 숲의 북쪽 산비탈과 능선길을 따라 움직였습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참가자들에게 루트에 대해 설명하는 이규송 교수

시민과학자들은 13개의 연구 구역을 직접 확인하고 기록하며, 산불 피해지의 회복을 증명하는 ‘목격자’로서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1차 활동 식생 팀 이동 모습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이규송 교수는 산불 이후 숲이 인간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어떻게 변해가는지(생태적 천이) 설명했습니다. 시민과학자들은 이규송 교수가 설명하는 식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익히고, 초록 잎들이 땅을 얼마나 덮고 있는지(피도 등급) 관찰하며 조사 기록지를 꼼꼼히 채워 나갔습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검게 그을린 죽은 나무들 사이를 걷던 중 모두의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사람이 나무를 단 한 그루도 심지 않았는데 타버린 참나무 밑동에서 초록색 새싹, 바로 맹아가 힘차게 돋아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규송 교수는 이 맹아들이야말로 숲이 스스로를 치유하며 다시 태어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연이 스스로 숲을 복구해 나가는 그 경이로운 생명력의 현장을 마주하며, 모두가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박영순,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 (왼쪽 상단부터 오른쪽 하단 순서) 털진달래, 금낭화, 산괴불주머니, 개별꽃, 털제비꽃, 원추리

이번 조사에서 식생팀에게 가장 특별했던 순간은 나만의 ‘짝꿍나무’를 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시민과학자들은 앞으로 지속해서 추적 관찰할 담당 나무를 정하고, 금속 판에 정성껏 이름을 눌러 써 이름표를 만들었습니다. 나무가 자라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철사를 여유롭게 둘러 이름표를 걸어주며, 숲의 회복을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새겼습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시민과학자 한 명 한 명이 짝꿍나무의 이름을 달며 맺은 이 특별한 인연은, 이제 고운사 숲 전체의 회복을 함께 책임지고 보살피겠다는 우리 모두의 단단한 약속이 되었습니다.

 


“상처입은 자연의 회복, 그 경이로운 첫 기록을 마치며”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1차 활동은 우리에게 '자연의 회복력'이라는 거대한 희망을 보여주었습니다. 인간이 모든 것을 되돌리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은 스스로의 속도로 다시 숨 쉬고 있었습니다. 발견된 조류와 식생 종의 숫자를 헤아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그 회복의 과정을지켜보고 기록하는 '목격자'가 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그린피스, 2026, 그린피스시민과학자

고운사의 숲은 이제 막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4월의 싹이 5월에는 어떤 푸름으로 변해있을까요? 더 짙어질 초록과 더 활기차질 숲의 소리를 기대하며, 저희는 5월의 2차 활동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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