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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개구리를 경칩개구리라 부르지 못하고… 봄을 대표하는 멸종위기 동식물 4종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봄꽃은 매년 더 일찍 피어나고 있습니다. 일찍 다가온 봄에 맞춰 우리는 그저 더 얇은 옷을 조금 일찍 입으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더 빠르게 찾아오는 봄은 수 많은 동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너무 일찍 피어버린 꽃에서 꿀을 찾지 못한 벌이, 벌이 수분을 하지 못해 번식을 못한 식물이, 식물을 먹고 자라는 무수한 동물들의 생존이 불투명해지는 것이죠. 이러한 생태계의 붕괴에는 인류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화려한 봄꽃 뒤에서, 어떠한 동물과 식물들이 기후변화의 악영향을 온몸으로 감내하고 있을까요?

1. 괭이갈매기

우는 소리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닮아 괭이라는 이름을 가진 갈매기, 바로 괭이갈매기입니다. 괭이갈매기는 먹이를 잘 구할 수 있는 4~8월에 섬으로 가 번식을 하곤 하는데요. 최근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한 결과, 먹이를 구하는 시기와 산란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시기가 빨라진 것 뿐 아닙니다. 괭이갈매기가 잡아 먹는 어류의 수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바다의 수온이 변하면, 바닷 속 플랑크톤의 분포와 양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그 결과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어류의 개체수도, 어류를 잡아먹거나 새끼에게 먹이는 괭이갈매기의 개체수도 줄어들게 됩니다. 실제로 괭이갈매기의 번식밀도, 한배 산란수 및 알 크기는 2011년 이후 모두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출처: © 국립공원공단

2. 박새

조금 낯선 이름이지만, 사진을 보면 꽤 낯이 익을 것 같아요. 참새를 닮은 박새는 괭이갈매기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텃새이고, 도심의 공원에서 종종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 귀여운 박새가 기후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불린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몸집이 작아 많은 에너지를 비축할 수 없는 박새는 온도 변화에 무척 민감합니다. 지난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박새가 산란을 준비하는 3월의 평균 기온이 점차 상승하자 박새의 산란 시기도 19일이나 빨라졌습니다. 박새는 새끼들의 먹이로 나비목 유충을 사냥해서 주곤 하는데, 나비목 유충이 출현하는 시기와 박새의 산란 시기가 달라진 것입니다. 결국 박새들은 나비목 유충보다 영양분이 부족한 메뚜기, 거미 등을 새끼에게 먹이게 돼, 새끼들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출처: © Irina Bobyleva / Inaturalist

3. 북방산개구리

‘산개구리’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북방산개구리는 경칩인 3월 5일~ 6일 무렵 겨울잠에서 깨어나 ‘경칩개구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해요. 그런데 거듭된 기후변화로 인해 이제는 경칩개구리라고 부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어요. 지구온난화로 겨울이 짧아지면서 매년 깨어나는 시기가 앞당겨지더니, 2020년에는 3월이 아닌 1월 말에 잠에서 깬 북방산개구리가 연구팀에 관찰되기도 했거든요.

양서류는 환경 변화에 민감한 변온동물인데요. 이렇게 일찍 깨어날 때 한파가 찾아오면 생존하기 어려울 수 있고, 면역력이 약해져 기생충이나 전염병에 취약해질 수도 있어요. 실제로 북미에서는 기후변화와 겨울철 가뭄 때문에 양서류들의 면역력이 약해져서 전염병으로 떼죽음 당한 적도 있어요. 

출처: © Kim, Hyun-tae / Inaturalist

4. 봄꽃 

식물도 기후변화에 취약해요. 대표적으로 봄꽃을 꼽을 수 있겠어요. 주로 3~4월에 피어나 세상을 싱그럽게 물들이는 개나리, 벚꽃, 진달래, 매화 등 봄꽃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봄이 더 일찍 찾아오니 봄꽃의 개화 시기도 빨라진 것입니다. 

이렇게 꽃이 예전보다 일찍 피게 되면서, 꽃의 화분을 옮겨줄 곤충들의 활동 시기와  꽃이 핀 시기가 서로 어긋나게 되었어요. 지구상 식물의 75%가 꿀벌을 포함한 곤충의 수분으로 번식을 의존하고 있는데, 곤충의 활동이 아직 활발하지 않은 시기에 꽃을 피우다 보니 봄꽃이 번식을 하기 어려워지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은 ‘생태 엇박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위태로운 봄을 지켜주세요!

생태계를 구성하는 인간, 식물, 곤충과 동물은 절대 홀로 존재하지 못해요. 각자의 생존이 곧 다른 생물에게도 연쇄작용처럼 영향을 주게 되어 있어요. 이런 자연의 생리를 일컬어 우리말로는 ‘생태계’, 영어로는 ‘ecosystem’이라고 부르는 이유예요. 

오늘 소개한 동식물 외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종의 멸종은 진행형이에요. 생물다양성 과학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100만 종 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요. 이는 현재까지 인류가 발견한 동식물 종의 1/8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아직 지구상에 발견되지 않은 생물도 무수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많은 생물들은 인류가 발견하기도 전에 기후변화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인류뿐 아닌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린피스와 함께 정부가 신속하게 기후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주세요.

기후행동에 동참하고 우리의 봄이 ‘꽃길'만 걷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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