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기후예산 3] 그린피스가 ‘기후 신문고’를 울린 이유
쿵! 서울 시청에서 북소리가 들렸습니다. 당장이라도 “어명이요!”를 외칠 것만 같은 포도대장 옆에서 시민들이 ‘기후 신문고’를 읽고 북을 두드렸습니다. 연달아 다섯번 북소리가 들리고, 결연한 표정을 한 사람들이 차례대로 앞으로 나와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전통 복장과 거대한 북소리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시청 광장 쪽을 돌아보았습니다. “기후 외면하는 예산, 더는 못 참겠다” 그린피스 이름과 함께 큰 현수막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린피스와 시민은 동네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전통 복장을 입고 커다란 북을 시청 광장으로 가져왔습니다. 간절한 일이 있을 때 신문고를 울리던 백성들처럼 우리도 간절히 해야 할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지방선거 한 달 전, 그린피스가 시민과 함께 말합니다. 새로운 동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에게는 더 나은 예산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린피스는 지난 [내돈내산 기후예산] 시리즈를 통해 서울시 기후예산제 문제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기후의 관점에서 예산 사업을 분석한다는 좋은 취지와 달리, 각 사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이 공개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죠. 기후예산제에 포함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 불충분하다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문제를 확인하고 나니, 기후예산제에 대해 서울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좀 더 알아봐야 했습니다.
기후 대응을 위한 예산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지난 4월 14일과 15일, 그린피스는 (주)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하여 서울시 예산 편성 과정에서의 기후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1000명의 서울시민이 설문조사에 참여했고, 조사 내용에는 기후예산제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84.5%가 서울시의 예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축량과 배출량 정보를 투명하게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익이 있더라도 온실가스 다량 배출 사업이라면 예산을 조정해야 한다고 응답한 응답자도 72.0%에 달했습니다. 이미 서울시민들은 경제적 성장만이 예산의 목적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배출 사업에 대해 예산을 조정해야 할까요? 설문조사에서는 서울시 탄소중립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의 감축안을 달성할 경우에만 예산을 조건부로 지급해야한다는 응답이 1위(47.9%)를, 사업 예산의 일정 비율(%)을 온실가스 감축 비용으로 반드시 할당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2위(39.3%)를 차지했습니다. 아예 온실가스 다배출 사업의 예산 배정을 재검토하거나 제한하는 절차를 공식화해야 한다는 제도화 요구에도 응답자의 78.5%가 동의하였습니다.

예산은 우리 모두의 주머니에서 흘러나와 모두의 것을 가꾸고, 만들어나가는 돈입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어떤 가치를 이 공공의 돈에 투여할 것인지에 따라 미래의 방향성 또한 달라질 것입니다. 이미 서울시민들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온실가스 다량 배출에 대한 예산은 줄이고, 기후대응을 위한 최소한의 예산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응답자들의 의견은 향후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응답자의 79.9%는 향후 서울시장 후보가 사업별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 정보를 전면 공개하는 공약을 내세울 경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온실가스 다배출 사업에 대한 예산을 감축하겠다는 공약도 62.9%의 응답자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사실이 의미가 큽니다. 기후위기가 삶과 직결된 문제가 된 시대에서 어떤 후보가 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것인지, 기후위기 대응에 예산을 투여할 것인지 또한 지방선거에서 표심을 결정하는 사안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주세요
기후예산제와 같은 예산 시스템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집 앞의 하천의 모습과 우리 빌라의 분리수거 시스템, 지역 봉사활동과 에너지 사용 문제 등 수많은 문제에 영향을 끼칩니다. 예산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자연과 함께하는 분야에 예산이 더 많이 투자되는 것이 구조적으로 보장된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이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지 투명하게 공개되고, 이 수치가 다음 해 예산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천과 분리수거, 지역 에너지 등 어찌보면 사소하게 여겨지는 모든 것들이 모여서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구성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무엇에 돈을 쓰고, 무엇에 쓰지 않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미래를 결정하는 일과 동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네의 변화를 위해 더 좋은 곳에 돈을 써야 함을 열심히 주장해 볼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은 행운입니다. 기후예산제도, 더 나은 예산 시스템도 우리 일상의 이야기와 함께 제안될수록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있을 것입니다. 기후를 파괴하는 사업에 예산이 낭비되는 것이 아니라 기후를 보호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예산의 원칙이 있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오늘 그린피스와 함께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동네를 바꾸는 아이디어를 제안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그린피스와 시민들이 함께 만든 정책 아이디어에 투표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투표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