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송유관 기업의 '전략적 봉쇄소송'에 맞선 그린피스, 중요한 첫 관문 통과
-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2017년부터 반복적으로 전략적 봉쇄소송(SLAPP)을 제기해온 에너지 트랜스퍼에 맞서 2025년 네덜란드에서 반(反) SLAPP 소송을 제기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지방법원은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반(反) SLAPP 소송을 기각해 달라는 에너지트랜스퍼의 예비 신청을 전면 기각
- 이번 결정이 최종 승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대 기업의 SLAPP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시민사회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
지난 글 보기: 5,000억 원 배상 판결, 그린피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침묵을 강요하는 대기업의 SLAPP 전략,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지난 2025년,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은 미국에서 제기된 에너지 트랜스퍼(Energy Transfer, 이하 “ET”)의 소송이 전략적 봉쇄소송(이하 “SLAPP”)이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지방법원에 반(反) SLAPP 소송을 공식 제기했습니다. 이에 ET는 ‘네덜란드 법원에 관할권이 없다’며 소송 기각을 요구하고, 미국 노스다코타에서 진행 중인 관련 소송이 모두 끝날 때까지 네덜란드에서의 소송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1)법원은 본안 심리에 앞서 해당 결정에 대해 중간항소를 허용해 달라는 ET의 요청도 기각했습니다. 아울러 ET가 사건의 이전 서면에서도 사용했던 방식인, 서로 다른 그린피스 사무소들의 활동과 역할을 혼동하거나 동일시하지 말 것을 명확히 지시했습니다.
암스테르담 지방법원은 2026년 4월 위 ET의 소송 각하 신청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으며, 6월 3일 해당 신청을 전면 기각했습니다. 앞서 미국 노스다코타 지방법원과 노스다코타주 대법원 역시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반(反) SLAPP 소송을 중단해 달라는 ET의 요청을 모두 기각한 바 있습니다. (2)ET는 2025년 7월, 네덜란드에서 진행 중인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반(反) SLAPP 소송의 진행을 막기 위해 미국 노스다코타주 모턴 카운티 지방법원에 소송금지명령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같은 해 9월 해당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이후 ET가 이에 불복해 노스다코다주 대법원에 항소했지만, 법원은 2026년 4월 그 요청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소송금지명령이 필요하더라도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으며,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이 반(反) SLAPP 소송의 핵심 청구를 계속 진행하는데 어떠한 제약도 없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암스테르담 지방법원 재판부는 그린피스 본부가 네덜란드에 있고 본사 차원의 피해가 발생한 만큼 암스테르담 법원에 재판 관할권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ET는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에 소송 비용 1,495유로를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6주 이내 네덜란드 법원에 본안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3)법원은 유럽연합의 반(反) SLAPP 지침 관련 조항들이 아직 네덜란드 국내법으로 정식 이행되지 않았으므로 본 사안과 관련된 쟁점들은 민법, 국제사법 등 현행 네덜란드 법에 근거해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은 소송 남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매즈 크리스텐슨 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시민들은 억만장자와 그들이 소유한 환경 오염 기업들이 마치 법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데 지쳐 있습니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은 시민사회가 가진 표현의 자유를 침묵시키려 반복적으로 시도해 온 이 거대 석유 기업의 괴롭힘에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에너지 트랜스퍼는 이 소송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들은 결국 네덜란드 법원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다니엘 사이먼스 선임법률고문 역시 이번 결정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에너지 트랜스퍼는 우리의 소송을 중단시키는 데 세 번째로 실패했습니다. 노스다코타와 암스테르담 지방법원에서 모두 실패한 만큼, 에너지 트랜스퍼는 반복적인 부당 소송과 명예훼손성 발언을 포함한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은 에너지 트랜스퍼의 위협 전술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바로잡고, 앞으로 기업들이 SLAPP 소송을 남용할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이 법적 싸움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끝나지 않은 싸움
ET가 그린피스 인터내셔널과 그린피스 미국사무소를 상대로 제기한 이 부당한 소송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스탠딩 록(Standing Rock) 운동을 이끈 선주민들의 리더십을 짓밟으며, 평화적으로 저항한 시민들의 연대를 위축시키려는, 전형적인 SLAPP 소송입니다.(4)ET는 2017년 미국 연방법인 RICO법(Racketeer Influenced and Corrupt Organizations Act, 조직범죄 및 부패조직 처벌법)에 근거해 첫 번째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습니다. RICO법은 본래 조직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2019년 해당 소송을 기각하며, 제출된 증거가 RICO 조직의 존재를 입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far short)"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연방법원은 주(州)법에 근거한 청구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고, 이에 ET는 곧바로 노스다코타주 법원에 새로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진행 중인 반(反) SLAPP 소송과 별개로, 그린피스 인터내셔널과 그린피스 미국사무소는 미국 노스다코타에서 진행 중인 ET의 SLAPP 소송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2026년 2월 노스다코 법원은 ET의 손을 들어주며 그린피스 측에 약 5,000억원의 지급 판결을 내렸습니다. 현재 그린피스는 새로운 재판(“New trial”)을 요청한 상태이며, 필요할 경우 노스다코타주 대법원에 항소할 계획입니다.(5)그린피스 측 피고들은 노스다코타 법원에 새로운 재판(New Trial)을 신청했습니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이 진행 중인 반(反) SLAPP 소송은 단순히 하나의 기업을 상대로 한 법적 분쟁이 아닙니다. 이는 기업이 막대한 자금력과 법률 자원을 이용해 시민사회의 비판과 참여를 억누를 수 있는지,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저항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중요한 시험대이기도 합니다.
최근 몇 년간 쉘(Shell), 토탈 에너지(Total Energies), 애니(ENI) 등 거대 화석연료 기업들 역시 그린피스를 상대로 유사한 SLAPP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그린피스는 이러한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지키기 위한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시위의 권리는 민주사회의 중요한 기반입니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거대 기업의 침묵 강요에 맞서 시민사회가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지켜낸 중요한 한 걸음입니다.
이번 결정은 최종 판결이 아닙니다. 하지만 에너지트랜스퍼가 소송 자체를 중단시키기 위해 시도했던 법적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린피스는 이윤만을 추구하며 시민사회를 위협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거대 기업들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 입니다.
거대 기업에 맞선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작아지지 않도록,
저희와 함께 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