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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도 좋았던 가을날, 고운사 숲에서 만난 반가운 변화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자연의 힘으로 다시 살아나는 고운사 숲. 그 변화를 함께 지켜보기 위해 후원자님들과 특별한 가을 여행을 떠났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 그린피스는 경북 의성 고운사 자연복원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주신 후원자님들을 초대해 지난 10월 24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고운사 숲을 방문하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산불로 파괴된 고운사 사찰림을 인공적으로 조림하지 않고, 자연의 힘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이를 지켜보고 기록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방문은 후원자님들이 직접 숲을 걸으며 자연복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숲에 돌아오고 있는 생명들을 만나보는 자리였습니다.

빗속에서 만난 고운사의 가을
이틀동안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후원자님들은 이른 아침부터 서울사무소 사무실 앞으로 모여주셨고, 함께 대절 버스에 올라 고운사로 향했습니다.
4시간에 걸친 여행 끝에 고운사에 가까워지자,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길이었습니다. 비에 젖은 은행나무길은 더욱 선명하게 빛나며 가을의 아름다운 정취를 더했습니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산불로 검게 그을린 나무들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풍경 너머 불에 탄 나무들이 서 있는 모습은 이 숲이 겪었던 아픔과 자연복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지키고 있는 숲의 이야기
고운사에서 정성껏 준비해 주신 사찰 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마친 뒤,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됐습니다.
먼저 그린피스 최태영, 송준권 캠페이너가 고운사 자연복원 프로젝트를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산불 이후 숲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그린피스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설명이 끝나자 후원자님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숲의 회복 과정부터 앞으로의 관리 계획까지,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보셨는데요. 질문 하나하나에서 숲을 향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고운사 프로젝트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단순한 기록인가요?
A. 자연복원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기록은 반드시 필요하고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록 자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넓은 분야로 연구를 확장하고, 대중에게도 자연복원의 효과를 알려야 하니까요. 이 10년의 데이터는, 앞으로 산림을 복원할 때 자연복원을 고려하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하는데 사용될 것입니다. 이 증거를 쌓는데만 적어도 7~8년이 필요하니, 기록을 이어가며 연구도 진행하고 대중의 인식을 바꾸어나가는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후원자 여러분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고운사 자연복원 프로젝트를 잊지 않고 주변에 계속 알리는 것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Q. 자연 복원이 원래 자연의 숲 상태로 돌아간다는 말이잖아요. 그렇다면 ‘복원’이라는 말보다는 ‘회복’이라는 말이 맞지 않을까요?
A. 의미로만 보면 말씀하신 ‘회복’이라는 표현도 맞겠습니다. 실무적으로 복원이라는 표현을 쓰다 보니 그대로 쓰게 되었는데요. UN생물다양성협약에서 ‘훼손된 생물다양성의 30%를 복원해라(restore)’라고 결정했는데요. 그런 국제 용어 등에서 사용한 표현이라 자연 복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숲은 지금, 조금씩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이제 직접 숲으로 들어가 볼 차례입니다.
캠페이너들과 함께 숲길을 걸으며 자연복원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야생동물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설치한 카메라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숲의 변화를 기록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산불 이후 다시 자라나는 식물들도 눈여겨봤습니다.
걷는 도중에는 작은 다람쥐도 만났습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봤습니다. 평소라면 무심코 지나쳤을 작은 소리들이 이날은 유난히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비 때문에 안전을 고려해 숲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곳곳에서 새롭게 자라나는 식물과 숲에 돌아온 작은 생명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숲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각자의 속도로 즐긴 고운사의 숲
가벼운 퀴즈로 숲 탐방을 마친 뒤에는 각자 조용히 자유 시간을 가졌습니다.
누군가는 단풍이 물든 풍경을 사진에 담고, 누군가는 천천히 숲길을 걸으며 가을을 즐겼습니다. 잠시 멈춰 서서 숲을 바라보거나, 함께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행사를 마친 뒤에는 여러 따뜻한 소감도 전해주셨습니다.
“평소에는 일상에 익숙해져 자연재해의 심각성을 잊고 지냈던 것 같아요. 이번 방문을 통해 자연재해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환경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합니다.”
“글로만 접했을 때는 자연복원이 무엇인지 잘 와닿지 않았는데, 직접 숲에 와서 토양과 지형을 살펴보니 자연복원이 왜 필요한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직접 현장을 보고 느끼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후원자님은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이런 만남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해주셨습니다.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숲이 다시 자라는 데에는 그만큼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10년 뒤, 이 숲은 어떤 모습일까요?
산불로 훼손된 숲이 다시 건강한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10년, 어쩌면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번 고운사 방문은 후원자님들과 함께 그 변화의 과정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숲을 오래도록 함께 지켜보고 싶다는 마음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완전히 다시 살아난 고운사 숲의 모습을 함께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그날까지 그린피스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살피고 지켜나가겠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함께해 주신 모든 후원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숲의 회복이 계속 이어지도록, 그린피스는 자연복원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자연이 다시 살아나는 내일을 함께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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