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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웃, 여섯 여성의 이동권 이야기

글: 실비아 아더 (Sylvia Arthur) 그린피스 커뮤니케이션 오피서
온실가스를 내뿜지 않는 이동 수단 이용 시 소외당하는 사람은 없어야 합니다.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교통의 내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유럽에 사는 여섯명의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그린피스는 교통 부문의 탈탄소를 위해 전 세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계속해서 경유, 휘발유, 하이브리드 등 내연기관차를 용인하며 기후를 파괴하는 것을 막아야 하죠. 인류와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온실가스 없는 이동 수단의 확대를 위해 보다 담대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이동 수단을 구축하는 것은 단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일이 아닙니다. 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이 가능해진다면,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겠죠. 그린피스는 여섯 명의 여성에게 도시 내 교통에 있어서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습니다.

안드레아: 걸어 다니는 것이 모험 (When walking is an adventure)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걸어 다닐 때 가장 힘든 점은 인도로 넘어오는 자동차들입니다. 불법이지만, 차들은 계속해서 인도를 침범하죠. 그리고 도시의 자동차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교통혼잡과 오염도 늘었습니다. 걸어 다니기가 전보다 더 불편하고 위험해졌습니다.”

루마니아 콘스탄차에 사는 10대 청소년 안드레아(Andreea)의 얘기입니다.

안드레아는 대중교통 부족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버스와 노선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탄탄한 대중교통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안드레아는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제한을 겪으며 녹지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겐 더 많은 녹지가 필요합니다. 자동차가 도시 공간을 차지해선 안 됩니다. 도시는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의 경제적 능력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모든 주민들의 삶의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곳으로 설계돼야 합니다.”

루마니아 콘스탄차에 사는 안드레아. “내가 사는 도시의 자동차는 점점 늘어나, 걸어 다니기가 전보다 불편하고, 위험해졌습니다. 교통혼잡과 오염도 덩달아 증가했습니다.” © 그린피스

크리스티나: 모두가 이용할 수 있어야 (Accessibility must be universal)

도시에서 이동할 때 겪는 어려움은, 만약 휠체어를 타고 있다면 몇 배 더 크게 느껴질 겁니다. 스페인 파를라에 살고 있는 크리스티나(Cristina)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다행히도 유럽에서는 장애인 이동권 캠페인이 수년간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휠체어 사용자로서 나는 파를라가 내게 적대적인 환경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도시에서 이동하는 것은 여전히 힘든 일입니다. 인도에는 많은 장애물이 있습니다. 카페의 야외 테라스, 주차금지 말뚝, 교통 표지판, 오토바이, 자전거, 스쿠터, 심지어 가로수도 길을 막고 있죠. 나는 자주 인도에서 내려와 위험한 차도를 이용해야만 합니다.”

크리스티나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뿐 아니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겁니다.

“모빌리티 정책에 보편적 접근성이 도입된다면, 도시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도시의 공간과 인프라를 즐길 수 있을 테니까요. 만약 경사로를 이용하는 것이 모두에게 더 편한 일이라면, 구태여 건물 입구에 계단을 만들고 옆에 경사로를 따로 만들 이유가 있을까요?”

게다가 자동차가 적은 도시는 자동차가 꼭 필요한 사람들의 삶 또한 더 편리하게 만듭니다.

건강 때문에 앞서 휠체어를 타는 크리스티나는 자주 운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은 장애인 카드가 없는 차나 오토바이가 바싹 붙어 주차돼 있어서, 문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리스티나는 “때때로 단지 주차를 할 수 없어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장애를 가진 사람의 이동 능력을 더욱 제한합니다. 크리스티나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집 밖에 나설 때마다 경로를 정하고,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을 끊임없이 확인해야 합니다. 계획이나 인프라가 조금만 바뀌어도 삶은 매우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장애인들은 대중교통으로 직장에 가는 것이 불가능해서 일자리를 거절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죠. 건물까지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건물 자체에 비탈길을 설치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스페인 파를라에 살고 있는 크리스티나. “모빌리티 정책에 보편적 접근성이 도입된다면, 도시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 그린피스

안토니아: 여성에겐 더 어려운 이동 (Moving around is more difficult if you’re a woman)

2016년 어린 자녀를 둔 유럽연합(EU) 여성 가운데 92%가 매일 아이를 돌봤지만, 육아 책임을 날마다 부담한 남성은 68%에 불과했습니다. 아직도 여성은 아이와 함께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시 내 이동의 어려움을 더 크게 겪게 되죠.

루마니아 브라소프에 사는 안토니아(Antonia)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를 낳고 처음 몇 달은 포대기에 아이를 안고 다녔지만, 유아차(유모차)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문제에 부딪히게 됐습니다. 보도의 턱은 높고, 군데군데 움푹 패인 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보도 위에 차를 주차하죠. 시내에서 아이를 데리고 이동하는 것은 마치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것 같습니다!”

안토니아는 행정 절차가 굼뜬 것에 불만입니다.

“여러 차례 법적 문제를 제기했지만 달라진 게 없습니다.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루마니아 브라소프에 사는 안토니아. “아기와 함께 도시에서 이동하는 것은 장애물 코스와 같습니다!” © 그린피스

마르티나: 안전한 곳이 없다 (There are no safe spaces)

걸어 다닐 수 있는 공간뿐 아니라 안전한 공간도 부족합니다.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 사는 마르티나(Martina)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두 살배기 아이와 이동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가끔은 아이가 좀 뛰어놀 수 있도록 가던 발걸음을 멈춰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거리는 안전하지 않고, 인도마저 차들이 점령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아이가 걸어 다니게 할 수는 없습니다. 공원이나 그네처럼 안전한 공간은 울타리 안에 있지만, 그런 곳은 찾기 힘들고 때로는 멀리 돌아가야 그곳에 갈 수 있습니다.”

도시에 자동차가 없는 열린 공간이 있다면 마르티나는 아이와 함께 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겁니다. 더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이동하는 데 쓰는 시간도 줄어들겠죠.

“만약 그렇다면 제 삶은 더 편하고 건강해질 겁니다. 정치인들에게 내 상황에서 일주일 동안 어딜 가든지 아이와 함께 가 보라고 하고 싶네요. 그들이 그렇게 해 본다면, 확실히 많은 변화가 있을 겁니다.”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 사는 마르티나. “정치인들에게 내 상황에서 일주일 동안 어딜 가든지 아기를 데리고 다녀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 그린피스

캐리: 사회 정의의 문제 (A matter of social justice)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은 돈이 드는 일입니다. 젊은이들이나 구매력이 낮은 이들이 대중교통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죠. 캐리(Carry)는 이탈리아 트레비소에 거주하는 학생이자 직장인입니다. 자가용은 없고 이동할 때에는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출근하려면 3.5km를 걸어가야 합니다. 그리 먼 거리가 아니고, 걷는 데 문제도 없지만, 나는 자전거를 탑니다. 안전을 위해서요. 나는 늦게까지 일하고, 젊은 여성이니까요.”

비가 오는 날은 버스를 이용하지만, 집에 돌아올 때는 걸어야 합니다.

“버스 운행이 밤 11시 30분에 끝납니다. 내게 이건 교통 수단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에 관한 문제입니다. 밤늦게 혼자 집까지 걸어야 하니까요.”

이탈리아 트레비소에 사는 캐리. “나는 늦게까지 일하는 젊은 여성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자전거로 이동합니다.” © 그린피스

다이애나: 양질의 대중교통(Quality public transport)

루마니아에 살고 있는 다이애나(Diana)는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버티기 힘들 수 있는 혹독한 겨울 추위” 속에서 버스를 40분씩이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이애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속가능한 대중교통은 이용자가 편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즉, 깨끗하고, 에어컨을 구비하고, 직장에 더 빨리 닿는 안전한 순환 경로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더 빠르고, 안락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시스템은 다이애나의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줄 겁니다. 뿐만 아니라 다이애나가 살고 있는 도시의 공기 또한 좋아지게 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다이애나는 시민들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정치권의 시급한 임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정치인들은 이미 문제를 알고 있죠.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교통 시스템을 개선해 주세요! 이미 늦었습니다!”

루마니아에 사는 다이애나. “지속 가능한 대중교통은 사용자 친화적이어야 합니다.” © 그린피스

그린피스 Mobility For All 캠페인은 모든 시민이 배경이나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계없이 지속가능한 이동 수단의 혜택을 받고, 도시에서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연대 단체와 협력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서울 사무소도 소외되는 사람 없는, 탈탄소 교통을 위해 ‘친환경 자동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경유, 휘발유 차와 작별하고 접근성 좋은 교통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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