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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자동차 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에 대한 5가지 질문

글: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그린피스 서울과 베이징, 도쿄 사무소가 주요 자동차 회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친환경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올해 평가 결과는 과연 어떨까요?

5년 만에 처음으로 ZEV(무공해 자동차)가 전체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35년까지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는 탈탄소화 정책을 확정하는 최종단계에 있으며, 일부 국가는 이보다 시행 시기를 더욱 앞당기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듯하나, 여전히 100%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막기 위한 파리협정 목표 1.5℃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10년 이내에 신규 판매 차량의 100%를 전기차로 전환해야 합니다. 작년 친환경 평가에 따르면 토요타,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스텔란티스, 제너럴 모터스(GM), 혼다, 포드, 닛산, 르노, 다임러 이상 10개 회사 중 국제사회의 공인된 목표인 2050년 이전 탄소중립에 부합하는 탈탄소 계획을 갖춘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를 태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24%가 수송부문에서 발생하고, 이 가운데 45%가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합니다. OECD의 공식 에너지 전문 분석기관인 세계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늦어도 2035년까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내연기관 신차 판매 중단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자동차 회사들, 과연 올해 평가 결과는 어떨까요?

"2022년 글로벌 10대 자동차 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에 대한 중요한 질문과 응답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2년 보고서에 대한 보도자료는 "토요타 친환경 성적 2년 연속 꼴찌, 현대기아차는 5위로 하락"을 참고해 주세요. 국문 보고서 전문은 연휴 이후 그린피스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작년 보고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21년 글로벌 10대 자동차 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와 그린피스 블로그 "글로벌 10대 자동차사 중 7개사 친환경 평가에서 낙제, 현대기아차는?"를 참고해 주세요.

1. 작년 보고서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평가 결과, 친환경 종합평점은 GM이 작년에 이어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메르데세스 벤츠, 폭스바겐, 포드, 현대기아차, 르노, 스텔란티스, 닛산, 혼다, 토요타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판매량 기준으로는 세계 1위인 토요타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친환경 순위 10위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토요타는 전체 판매 차량 중 전기차 비율이 2021년 0.18%로 10개사 중 가장 낮았습니다. 부품 공급망 탈탄소화와 자원 재활용 등 다른 부문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혼다와 닛산 역시 2021년 전기차 비율이 각각 0.35%, 2.2%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친환경 성적이 저조해 일본 자동차 3사가 최하위권을 형성했습니다. 현대기아는 전년 4위에서 5위로 순위가 하락했습니다.

"2022 글로벌 10대 자동차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는 (1)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성과 (77%), (2) 공급망 탈탄소화 성과 (18%), (3) 자원 사용량 감축 및 효율성 제고 성과 (5%)라는 3개 항목에 따른 기준으로 친환경 평가를 진행합니다. 3개 항목에 대한 배점은 자동차 전체 생애 주기 배출량에 따라 가중치를 두었습니다. 또한, 공급망의 탄소 발자국에 관한 우려가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여 각 회사의 Scope 3(제품 사용으로 인한 배출량) 및 철강 탈탄소화 계획 여부를 (2)번 항목에 추가했습니다. 10대 자동차 회사들의 행보를 볼 때 철강 및 원자재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은 전반적으로 부족합니다. 특히 철강은 차량 무게의 60% 이상, 원자재 생산으로 인한 탄소 발자국의 50%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철강을 대상으로 한 탈탄소화 목표를 수립한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전기차 구매에 가장 큰 장애물은 충전소 부족에 대한 걱정이라고 합니다. 정부 못지않게 기업도 충전 인프라 확충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1)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성과 아래 “재생에너지 충전 인프라 확대"를 추가했습니다. 또한 반기후 정책 로비 및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위법 사례에 대해 감점이 이루어졌습니다.

2021년 9월, 그린피스는 현대차의 탈내연기관 선언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아 달팽이 풍선에 띄웠다

2. 현대기아차는 어떤 이유로 순위가 하락했나요?

조사대상 10개 자동차회사 가운데 7개사는 2021년 ZEV 판매 비중이 전년대비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높은 ZEV 판매 비중을 기록한 GM조차 그 수치가 전체 판매량의 8.2%에 불과합니다.

현대기아차의 순위는 작년 4위에서 5위로 하락했습니다. 철강 탈탄소화에 있어서는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나은 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ZEV 판매 비율도 3.49%로 하위권에 비해 높습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현대차는 일부 시장인 2035년 유럽, 2040년 한국, 미국, 중국에서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한다는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흥시장에 대한 계획은 부재하며 현 기한도 늦습니다. 더불어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판매한 승용차의 절반이 SUV였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승용차 판매량 중 SUV 비중이 2018년 33%에서 2021년 49%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조사대상 10대 자동차회사 중 가장 높았습니다. SUV 비중이 높은 사업전략으로 인해 철강 및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SUV는 지난 10년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더 튼 자동차는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 외에도, 철강의 수요를 증가시킵니다. 철강은 전 세계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며, 전 세계 철강의 약 10%가 자동차 생산에 사용되기 때문에 강철 탈탄소 조치에 대한 평가도 이번 평가 기준에 추가되었습니다.

3. 탈내연기관 과정에서 기존의 자동차 업계 노동자들은 어떻게 되나요?

그린피스는 화석연료 산업 노동자들이 탈내연기관 및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에게 “정의로운 전환"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그린피스가 금속노조와 함께 현대차,기아,한국지엠 노동자 1,019명을 대상으로 면접 및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94%가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82%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2035년 이내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에 공감한다고 답했습니다. 많은 노동자는 기후위기에 대한 걱정 위에 자동차 산업의 탈내연기관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임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은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책 설계 과정부터 정부, 노동자, 기업이 주체로 참여하여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을 강조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본 보고서 "한국 자동차산업 노동자의 기후위기 및 정의로운 전환 인식 연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5월,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2035 신규 내연기관 등록 금지"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4. 탈내연기관 및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분명히 정부는 탈내연기관 과정에서 많은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우리 정부가 자동차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보장하고 유관 노동자들을 보호 및 교육하는 정책을 시행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기후위기 대응 위한 자동차산업의 정의로운 전환 정책 추진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 산업의 노동자들이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논의의 초기부터 당사자로서 포함이 되어야 함을 촉구하였습니다. 또한, 기자회견에 이어서 ‘새 정부 자동차산업 정의로운 전환 어떻게 추진해야 하나’를 주제로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과 공동주관 토론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그린피스 블로그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은 탈내연기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를 참고해주세요.)

또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내연기관 판매 금지 정책을 요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 힘 공약집에서 ‘기후환경위기 대응’ 차원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등록을 2035년 금지하고”, “2025년에 EURO7을 도입하여 미세먼지 발생 저감”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당선 이후 인수위에서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차 보급 확대” 및 “35년 무공해차 전환 목표 설정 추진”이 포함되었으나 이후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그린피스 블로그 "윤석열 대통령님! 2035년 경유·휘발유차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주세요!"를 참고해주세요.)

이 외에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이 전력으로 충전되는 충전 인프라 확대에도 나서야 합니다. 본 보고서의 목적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자동차 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글로벌을 무대로 활동하는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차 충전소를 건설하고 재생 에너지 활용 확대 및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5.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그린피스의 요구는 무엇인가요?

첫째,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해 강력한 수준의 탈내연기관 선언을 해야 합니다. 그린피스는 2030년 전까지 적어도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둘째, 재생가능에너지 충전 설비확대 및 자원 사용 절감
자동차 회사들은 재생가능에너지를 충전 인프라를 활성화하고, 발전량을 증가시키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자원 소비량 및 기타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배터리 효율을 높이고 재사용 및 재활용에 투자해야 합니다.

셋째, 철강 탈탄소화 계획 수립
철강은 자동차 생산부터 출고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의 50%를 차지합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철강 산업계의 주요 소비자로서 원자재의 탄소 발자국을 감사 및 공개하고 철강 탈탄소화를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넷째, “정의로운 전환” 참여
자동차 회사와 정책 결정자들은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동시에, 노동자, 노조, 기타 이해관계자 등이 초기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정의로운 전환”을 가능케 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다섯째, 탈탄소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자가용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공유 이동 모델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탈탄소는 전기차 전환과 전반적인 자가용 감축과 함께 해야 합니다. 판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더 나은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자로 거듭나야 합니다.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의 위협을 줄이기 위해서는 교통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이 중요합니다. 우리 자동차 산업계가 미래차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 나아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자동차 기업들과 정부는 나서야 합니다. 재생가능에너지로 충전되는 전기차, 전기 교통 시대를 위해 힘을 모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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