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국에서 온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폴란드 국무총리 주최로 열린 세계석탄회의에 반대하여 경제부처 건물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 1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UNFCCC COP19)가 예상대로 별다른 성과 없이 23일 막을 내렸습니다.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이미 폐막 이틀 전 더 이상의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며 철수한 바 있습니다.

그린피스가  철수를 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폴란드 의장단은 석탄 및 화석연료 산업을 홍보하고 기후변화 대응 행동을 늦추는데 이번 총회를 악용했습니다.
  • 기후변화  적응과 피해 손실을 위한 기금 조성을 훼방하거나 배출가스 감축 목표치를 낮추는 등 호주, 일본과 같은 국가들이 기후변화 대처에 역행하는 태도를 취함에 따라 인류의 안전과 행복이 위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 많은 국가들이 새로운 기후변화협약을 향한 진전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국 석탄업계의 오염문제 대처와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에는 진전을 보였지만 글로벌 차원의 리더십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인도는 미래 기후협약에 국가별로 동등하게 기여할 수 있는 프로세스에 반대해 왔습니다. 브라질은 탄소 배출 감축 목표 설정 기준을 문제 삼아 미래 배출량 의무감축분과 삼림보호에 대한 책임을 줄이려 합니다.
  • EU는 기후변화 협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배출 저감이나 장기적 차원의 기금 마련에 대해 미온적이며 새로이 제시한 내용이 없습니다.

기후변화협상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이들의 목소리가 전해질 수 있는 유일한 프로세스입니다. 또,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과정에 있는 국가들에게 투명성과 규정을 부여해주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화석연료 산업의 홍보수단이 되었고, 많은 국가가 자신의 의무를 져버리는 자리로 전락했습니다.  필리핀을 포함한 수많은 기후변화 취약 국가들은 오염저감, 기후변화 적응 재정지원, 피해와 손실 대처를 위한 의무사항 불이행에 대해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이러한 상황을 그저 좌시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삶과 생계가 위협 받고 있는 전세계 수백만의 사람들, 현재 발생하는 오염의 대가를 앞으로 짊어지게 될 수십억 인류와의 연대감 속에서 우리는 회의장 철수라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것은 기후변화가 이미 가져온 비극적인 현실을 외면하는 회원국들에게 경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앞으로의 협상에서 같은 문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오염을 유발하는 기업들이 유엔 기후관련 회의를 후원하거나 개최국이 이들과 함께 부수적인 회의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비록 이번 회의에서는 상황의 심각성을 제기하기 위해 철수했지만 내년 9월에 있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정상회의와 페루 리마(Lima) 20차 총회에서 모든 국가의 배출저감 목표가 상향조정되고,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