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크릴 어업이 최대 호황을 맞이하면서, 크릴의 개체 수가 8할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남극 동물들의 먹이를 빼앗고 있습니다. "세종 호, 아틱 썬라이즈 호입니다. 들립니까." 크릴을 한가득 끌어 올린 어선을 부르던 이 날 남극해의 두 가지 면을 봤습니다. 남극 생명의 찬란한 향연과 그 너머에 있는 불청객 어선들.
남극에서의 마지막 일주일은 긴박하게 흘러갔습니다. 한국이 봄을 준비할 동안 남극은 여름의 끝이 왔음을 알리듯 점점 더 추워지고 파도는 거세졌죠. 선상 생활 4주 차에 접어든 우린 조금 더 땅을 그리워했고 몸은 지쳤지만 남극에서의 얼마 남지 않은 날들이 아까워 바삐 움직였습니다.
김연식 항해사와 함께 서울에서 남극으로 건너간 두 친구가 있습니다. 펭귄 '타미'와 '똑이'입니다. 지난해 남극엔 아델리펭귄 1만 8천 쌍이 번식한 페트렐 섬 주변에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내려, 다시 수평으로 얼어붙었습니다. 먹이를 구하러 가야 하는 거리가 100㎞나 더 멀어진 셈이죠. 어미들이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 새끼 펭귄들은 이미 추위와 배고픔에 죽고 두 마리만 살아 있었습니다. 타미와 똑이는 그…
대왕고래, 크릴, 그리고 인간. 언뜻 아무런 연결 고리도 없어 보이는 이 셋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단하게 엮여 있습니다. 그것도 지구에서 가장 춥다는 바로 ‘남극’에서 말이죠. 지금부터 한 어미 대왕고래와 그 새끼의 이야기를 통해 이 셋에 관한 놀라운 사실을 들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