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발전 확대가 불러오는 건강 재앙: 미세먼지와 발암물질의 위험성
앞선 글에서 LNG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메탄만 해결된다면 LNG를 계속 활용해도 괜찮은 것 아닌가?’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LNG 발전은 메탄 이외에도 수많은 오염 물질을 대기 중으로 배출합니다. 그중에는 특히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질소산화물(NOx), 일산화탄소(CO),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등이 있습니다.
이 오염 물질에 단기간 노출될 경우 두통, 기침,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아동 천식 등 더욱 심각한 질환에 걸릴 수 있는데요, 지금도 가동되고 있고 앞으로 정부가 발전량까지 늘리겠다는 LNG발전소가 내뿜는 오염 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우리는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물질들
LNG 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오염물질 중 하나가 바로 질소산화물(NOx)입니다. LNG 자체에는 질소 성분이 없지만, 발전 과정에서 질소산화물이 발생합니다. 질소산화물은 산화질소(NO)와 이산화질소(NO₂)를 함께 부르는 말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환경보전법에 의해 규제되고 있는 유해 물질입니다. 비록 법적 기준치 이내의 배출량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질소산화물에 노출되면 폐 점막을 손상되거나,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질소산화물은 대기 중에서 오존(O₃)을 형성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전체 오존의 90%는 성층권에 존재합니다. 이들은 자외선을 막아주며 우리를 보호하지만, 나머지 10%는 지표면 가까이에 존재하며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데요, 지표면의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 가슴 통증, 기침, 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천식이나 폐 기능 저하, 만성 폐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오존은 식물과 농작물의 성장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끼칠 수 있고요.
한국 수도권대기환경청은 LNG 발전소의 질소산화물 배출을 감시하고 있으며, 기준을 초과할 경우 벌금을 부과합니다. 2023년 11월 기준으로 인천 지역 5곳의 LNG 발전소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 양은 6,519.2톤에 달했습니다. 이로 인해 40억 원가량의 벌금을 물었는데요. 얼핏 벌금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질소산화물이나 오존이 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잠재적 피해를 고려한다면 현재보다 더욱 강력한 오염물질 제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초미세먼지 생성의 주범을 내뿜고 있는 LNG발전소
LNG 발전소는 LNG발전소는 터빈을 껐다 켰다 하는 과정에 불완전연소를 일으켜 오염물질을 발생시킵니다. 마치 자동차가 공회전할 때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산화탄소는 최대 2000 ppm, 미연탄화수소는 최대 7000 ppm 넘게 배출됩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LNG 발전소를 최대한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전력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LNG 발전기의 가동 횟수는 2017년 8536회에서 꾸준히 증가해 3년 만에 26%가 증가했습니다. 2020년 12월 기준 가동된 LNG 발전기가 96대인 점을 감안하면 발전기 1대당 연간 100회 이상 켰다 껐다를 반복한 셈입니다. 게다가 LNG 발전소의 66%는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동일량 대비 피해 규모는 더욱 큰 편입니다.
심지어 한국에서 일산화탄소와 미연탄화수소 등은 발전시설 오염물질 배출 한도 규정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재 가장 강력한 규제인 배출허용총량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에만 적용되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LNG 발전소가 오염 물질 저감 장치는 물론이거니와 제대로 된 배출량 계측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일산화탄소는 대기 중에서 희석되면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만, 일산화탄소는 뇌조직 및 신경계통에 주로 피해를 주어 운동신경, 근육마비, 사고능력 저하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LNG 발전소의 굴뚝 높이는 규정도 없어 대부분 70m 수준(석탄 시설 100m)으로 낮게 건설되고 있습니다. 낮은 굴뚝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가 공기 중 수분과 만나 가라앉으면 우리들은 그만큼 더 많은 일산화탄소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연탄화수소 역시 호흡기, 암 등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질입니다. 공기 중에서 희석된다 해도 대기 상태에 따라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미연탄화수소는 2차 초미세먼지 생성의 주범이기도 하죠. 바람이 잘 불지 않아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미연탄화수소는 희석되지 않고 오히려 농축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LNG가 발생시킨 일산화탄소와 미연탄화수소로 인한 2차 미세먼지 노출은 폐 질환, 심혈관계 질환, 조기 사망을 일으킵니다. 특히 한국은 미세먼지가 심한 겨울이나 봄에 북서풍이 불면서 동쪽에서 불어오는 공기가 차단되는데요. 이 상태가 지속되면 LNG로 인한 오염 물질은 대기에 농축됩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면 석탄발전소는 가동을 중지하거나 단축해야 합니다. 반면 LNG 발전소는 2019년에서야 일산화탄소(CO) 미연탄화수소(UHC) 등 유해물질이 다량 배출된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었습니다. LNG 발전소가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응축성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나 관리 제도 마련 역시 아직 미비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LNG 발전소로 인해 발생한 오염물질은 고스란히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질 수밖에 없는 두더지 게임을 반복하는 LNG 발전소
LNG 발전 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줄여보기 위해 암모니아를 활용하는데요. 이때 화학반응에 실패한 암모니아가 그대로 대기 중으로 퍼지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합니다. 이렇게 배출된 암모니아는 2차 미세먼지를 생성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암모니아에 관한 규제는 질소산화물과 같은 다른 오염 물질의 배출 규제에 비해 매우 미약한 편입니다.
또 LNG 발전으로 인한 이산화질소(NO) 배출량 증가로 인해 굴뚝에서 노란색 연기가 배출된다는 주민들의 항의도 꾸준히 이어집니다. 이에 발전소 측은 이산화질소에 에탄올를 분사해 눈에 보이는 매연을 줄이는 분사설비를 가동하는데요. 바로 이 분사설비가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를 배출하는 원인입니다.
포름알데히드는 알려진 것처럼 일반적인 실내에도 존재하는 공기 오염 물질입니다. 낮은 농도에서도 사람의 눈코입을 자극하거나 천식 발작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제암연구소(IARC)는 포름알데히드 노출로 인한 발암 위험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국 및 미국, 일본에서는 인체 발암의심 물질로 정해져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포름알데히드 배출량을 제대로 측정하는 LNG 발전소는 극히 드문 상황입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22년 구미 국가산단 5단지에서 한국서부발전이 추진중인 LNG 천연가스 발전사업과 관련된 조사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건강위해도 평가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이렇세 건강에 유해한 포름알데히드를 발생시키는 저감 장치를 쓰면서까지 LNG 발전을 고집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제는 LNG 발전 확대를 멈춰야할 때
서울발전본부(당인리 발전소)가 운영중인 서울 마포구 LNG 발전소는 연간 200t이 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할 것이라고 발전사는 예상했습니다. 이는 이 발전소에 할당된 배출허용량 189t을 초과한 양입니다. 그리고 마포, 노원, 강남구 등 3개의 쓰레기 소각장 배출량 보다 많은 양입니다. 경유차 30만대(연 1만5000㎞ 주행 기준)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과도 맞먹습니다.
현재 많은 LNG 발전소가 서울, 인천·경기 등 수도권 도심에 몰려 있습니다. 2024년 6월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 각곳에서 LNG 발전소가 유해가스를 내뿜으면서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금이라도 시민들의 기본 생존권을 위협하는 LNG 발전소 운영과 신규 계획을 멈추고 관리와 규제에 적극 나설 때입니다.
세계가 함께 추진하는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준수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국가의 LNG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시급합니다. 또한 정부는 기후변화와 탄소예산에 대비해 재생에너지 기술적 잠재량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중장기적 로드맵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정부와 기업에게 LNG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서두르도록 그린피스와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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